[더파워 최성민 기자] 교통사고 발생 시 처벌을 면하기 위해 동승자나 제3자와 공모하여 운전자를 허위로 내세우는 행위는 사법 질서를 교란하는 중대한 형사 범죄에 해당한다. 최근 블랙박스와 CCTV 등의 보급으로 증거 확보가 용이해지면서 이러한 은폐 시도가 발각될 확률이 매우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운전자바꿔치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법적 책임을 가중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사고 현장에서 실제 운전자를 숨기고 다른 사람을 내세우는 행위는 형법상 범인은닉죄 및 범인도피죄에 해당하며 운전자는 물론 대신 동승자까지 모두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형법에 따르면 벌금형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처음에는 당사자들이 입만 잘 맞추면 사건을 은폐할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지지만 수사기관은 현장 출동 경찰관의 바디캠 영상이나 인근 목격자의 진술을 비롯해 차량 내부의 지혈흔적, 에어백 전개 방향에 따른 충격 흔적까지 다각도로 분석하여 실제 운전자를 특정한다. 관련자 모두가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종국에는 서로를 향한 불신이 커지고 인간관계마저 파탄에 이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운전자바꿔치기는 운전자가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 등 이미 범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시도되곤 한다. 그런데 혐의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행위가 오히려 범죄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요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를 교체하려 한 것 자체가 진실을 숨기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여겨져 처음부터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되면 외부와의 원활한 소통이 차단되어 충실한 방어권 행사가 어렵고 직장 등 사회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어지면서 다각도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당연히 양형에도 불리하게 작용하여 법정 최고형에 근접할 선고를 받게 될 위험이 생긴다. 법원은 은폐를 시도한 피고인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없고 범행 후 정황이 불량하다고 판단하여 관대한 처분을 배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섣부른 은폐보다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객관적인 증거 제출에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전자바꿔치기는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결국 사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취급되어 원래의 교통사고 처벌보다 훨씬 무거운 형을 선고받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차라리 수사 초기 단계부터 범행을 시인하고 수사에 협조하며 왜곡된 진술을 바로잡는 것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선처를 구할 수 있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