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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파업, 기아는 HEV·EV…3분기 '엇갈린 판매'에도 이익 눈높이는 함께 낮아졌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10-09 08:30

3분기 현대차 판매 91.9만대 11.5%↓·기아 84.4만대 7.6%↑…그룹 합산은 1% 감소
친환경차도 현대차 2.4%↓·기아 45.9%↑…북미 HEV·유럽 경제형 EV가 격차 벌려
구리·알루미늄 가격 급등분 3분기 투입…양사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 하회 전망
2027년 현대차 영업익 22.3%·기아 13.5% 증가 예상…신차·현지생산 확대가 반등 열쇠

현대차는 파업, 기아는 HEV·EV…3분기 '엇갈린 판매'에도 이익 눈높이는 함께 낮아졌다
[더파워 이경호 기자]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판매 성적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현대차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주요 권역 수요 둔화로 판매가 두 자릿수 감소한 반면 기아는 북미 하이브리드(HEV)와 유럽 전기차(BEV)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익성에서는 두 회사 모두 웃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4~5월 급등한 구리와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3분기 원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 제품 믹스까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180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룹 전체로는 4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 흐름이다.

회사별 격차는 컸다. 현대차 판매량은 91만9000대로 11.5% 줄어든 반면 기아는 84만4000대로 7.6% 증가했다.

현대차는 2분기 협력사 화재에 이어 3분기 파업까지 겹쳤다. 7~8월 약 120시간의 생산 중단으로 약 5만5000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대차 국내 월평균 재고 4만7000대를 웃도는 규모다.

지역별로도 현대차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3분기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했고 북미는 8.0%, 유럽은 18.1%, 아중동은 14.6% 줄었다. 인도만 18.3% 증가하며 주요 시장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반대로 기아는 미국과 유럽, 인도에서 판매 증가세가 이어졌다. 미국 판매는 8.5%, 유럽은 17.6%, 인도는 38.5% 늘었다. 해외 전체 판매도 8.8% 증가했다.

친환경차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현대차의 3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24만63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그동안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감소를 보완했던 HEV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이 컸다.

현대차 HEV 판매량은 16만6718대로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HEV가 파업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수출 물량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정반대였다. 3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이 29만8282대로 45.9% 급증했다. HEV 판매가 17만2471대로 46.5%, 전기차는 12만153대로 71.8% 증가했다.

북미 현지 생산 확대가 HEV 성장의 핵심이었다. 기아는 미국 조지아에서 텔루라이드 HEV 2만8000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스포티지 HEV 1만대를 새로 생산했다. 북미에서만 3만8000대 규모의 HEV 생산이 추가된 셈이다.

유럽에서는 경제형 전기차가 힘을 보탰다. EV3를 비롯해 EV2·EV4·EV5 판매가 확대되면서 기아 전체 판매에서 BEV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까지 올라갔다. 전년 동기보다 5.5%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판매 흐름은 달랐지만 수익성에서는 두 회사 모두 원가 부담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3분기 현대차 매출액은 44조6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조4010억원으로 5.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이 기대했던 약 3조원의 영업이익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기아는 외형 성장세가 더 강하다. 매출액은 33조6390억원으로 17.3%, 영업이익은 2조3920억원으로 63.6%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 역시 시장 기대치인 약 2조5500억원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4조7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어날 전망이다. 증가율 자체는 높지만 지난해 기아의 낮은 기저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다.

수익성을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원자재다.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지난 4~5월 40~50% 수준의 큰 폭으로 상승했고 당시 확보한 원재료가 3분기 생산에 투입되면서 원가 부담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구성도 부담이다.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SUV 중심의 HEV 생산이 둔화하면서 믹스 개선 효과가 약해졌다.

기아는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 단기 마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BEV 비중이 2분기 13.2%에서 3분기 14.5%로 확대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미국 관세 부담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25%였던 관세율이 15%로 낮아진 데다 현지 생산량이 늘고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매출 대비 관세 부담은 약 2% 수준까지 완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의 관심도 이미 3분기 실적보다 2027년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파업으로 미뤄졌던 신차 생산이 4분기부터 확대될 전망이다. 투싼 완전변경 모델과 터키 아이오닉3 생산이 본격화되고 GV80·G80 HEV 투입까지 이어지면 국내와 북미를 중심으로 판매량과 제품 믹스가 동시에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HMGMA의 차종 구성이 기존 전기차 중심에서 HEV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HEV 생산을 늘리면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관세 부담도 낮출 수 있다.

기아 역시 북미에서 텔루라이드 HEV와 스포티지 HEV 생산을 늘리고 셀토스 HEV를 추가할 예정이다. 유럽과 인도에서도 K4와 셀토스, 쏘렌토 HEV 등 신차를 투입해 친환경차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화율 역시 상승할 전망이다. 미국 판매 대비 현지 생산 비중은 2024년 37.5%에서 2025년 40.4%, 올해 41.1%를 거쳐 2027년 43.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은 남아 있는 변수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6일 기준 1338원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지난해 4분기 평균 1450원과 100원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4분기 실적에 적용되는 환율을 기존 1450원에서 1350원 수준으로 낮출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에는 4500억~6200억원 수준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그럼에도 2027년 이익 개선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2027년 영업이익은 12조4590억원으로 올해보다 22.3%, 기아는 11조1570억원으로 1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 생산 확대와 현지 수요가 높은 차종 중심의 생산 재편이 물량과 믹스를 개선하고 관세 부담을 완화하면서 내년 이익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만 놓고 보면 현대차와 기아의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렸다. 하지만 향후 자동차주의 방향을 결정할 변수는 이번 분기의 판매량보다 2027년 신차와 현지생산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파업으로 미뤄진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기아는 이미 늘어난 친환경차 판매를 얼마나 높은 수익성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두 회사 모두 결국 다음 승부처는 '더 많이 파는 것'에서 '어디서 어떤 차를 만들어 얼마나 남기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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