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에 '직장 내 괴롭힘' 사태 막기 위한 대책위원회 구성 요구...오는 29일 출근길 피켓 시위 실시 예정
28일 네이버 노조는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인혁 COO의 모든 계열사 대표직 해임을 요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박현우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네이버파이낸셜과 해피빈 재단 대표 등 모든 계열사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네이버 노조는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동료 사망사건 최종 조사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최인혁 COO를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 임원·대표직에서도 해임할 것을 회사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을 직접 괴롭힌 주 가해자는 임원 A씨지만 A씨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인혁 COO의 비호가 있었다”면서 “과거 최인혁 COO는 A씨의 재입사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네이버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에서 경영자로서 직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최인혁 COO는 지난 25일 이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 사망 사고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당시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최인혁 COO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해피빈 재단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의 자리는 현재까지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 최인혁 COO가 고인에게 모욕적 언행·과도한 업무 지시 등을 내린 임원 A씨를 오히려 두둔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월 고인 등 조직장 14명은 최인혁 COO와의 면담자리에서 임원 A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최인혁 COO “충분히 들었다.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2주 뒤 조직개편을 통해 A씨는 총괄 조직장으로 발령난 반면 당시 면담에서 A씨의 문제를 제기한 조직장 4명은 2개월 내 보직해임됐다. 이어 다른 조직장 4명 같은해 퇴사했다.
노조는 최인혁 COO가 고인 및 조직장과의 면담에 대해 “문제있는 사람들이 벌인 해프닝”이라며 문제를 오히려 축소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노조는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A씨와 B씨가 그동안 저지른 행위에 비해 솜방망이 처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임원 A와 임원 B로 인해 직원 여려 명이 스트레스에 따른 불면증·우울증 등에 시달렸고 이를 치료하고자 병원 등을 찾았다. 특히 일부 직원은 이를 못 견디고 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악습을 막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막강한 권력을 내부 직원들이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9일부터 최인혁 COO 및 임원 B씨의 사퇴, 대책위 구성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피켓 시위를 펼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