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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록의 책을 통해 세상 읽기] 마이클 베클리, 할 브랜즈의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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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록의 책을 통해 세상 읽기] 마이클 베클리, 할 브랜즈의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2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5-02-26 09:55

[이병록의 책을 통해 세상 읽기] 마이클 베클리, 할 브랜즈의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2
역사적으로 트루먼 행정부는 단기적 패배를 피하고 장기적 승리를 이끄는 정책을 통해 냉전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저자는 미국이 중국과 경쟁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전략은 냉전 당시에 미국이 선택한 네 가지 주요 접근법을 포함한다.

첫째, 1940년대 말처럼 가차 없는 우선순위 설정이다. 1948년 미국 총생산 5%에 해당하는 액수를 제공한 마셜 플랜과 나토 창설은 유럽을 지탱시키고, 일본과 서독을 부흥시켜서 적을 동맹으로 만들었다. 동시에 덜 중요한 지역에는 자원을 집중하지 않았다. 중국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고, 남한에서는 병력을 철수했다.

중국 공산화는 미국에게 전략적 참사는 아니지만, 트루먼에게 정치적 재앙이었다. 6.25 전쟁에서 전 세계가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공산주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하면 보다 중요한 지역에서 미국 신뢰와 심리적 세력균형이 무너진다. 미국은 6·25전쟁 이후 다른 지역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결국은 베트남에서 비극의 길로 접어들었다.

둘째, 계산된 위험 감수 전략이다. 약간의 공세는 최선의 방어책이었다. 서독의 나토 참여는 소련을 분노케 했으나, 애치슨은 그것을 실행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위험이었다. 6·25전쟁은 군비 지출과 과거 침략국 재무장 문제에서 미국 정치·외교의 제약을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애치슨의 “한국이 우리를 구했다”라는 표현은 미국의 국제적 입지를 재정비하는 데 6·25전쟁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셋째, 냉전을 기획한 캐논조차 반대했던 나토 창설을 밀어붙인 것처럼, 완벽한 최선책보다 실행할 수 있는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미국은 서유럽과 일본을 동맹으로 묶어 소련에 대항하는 실질적인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완벽한 선택이 아니더라도 실행할 수 있는 대안을 지속해서 모색하며 유연한 대응을 보여주었다.

넷째, 극단적인 방법을 피하는 신중한 공격 전략이다. 냉전 시기 미국은 소련이 무력 사용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느끼지 않도록 했다. 서독은 나토 체제 내에서만 활동하도록 설계되었고, 트루먼은 핵 위협 대신 3차 세계대전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상대방을 극단적인 대립으로 몰아넣지 않는 균형 전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레이건과 부시도 곤궁에 처한 소련이라는 초강대국에게 굴욕감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 결과, 고르바초프가 대항하는 대신에 몰락을 받아들이고 협상하는 쪽을 선택했다.

단순히 냉전 시대 교본으로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마셜 플랜, 아시아의 나토라고 말하는 사람의 주장을 멀리해야 한다.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영국 등 단 7개국만 결집할 수 있어도 강력한 경제 동맹체를 결성하게 될 것이다. ‘경제 분야의 나토’가 아니고, 사안별로 신축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네트워크 기반 구조를 가질 것이다.

미국 독주는 바람직하지 않다. 냉전 시기 유럽이 미국의 독단적 행동을 경계했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유럽은 소련이 패권을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훨씬 더 두려웠을 뿐이다. 유럽은 미국의 디지털 지배를 중국 패권만큼이나 우려한다. 미국은 세계 상위 70대 플랫폼 시가총액 68%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은 겨우 3.6%다.

타이완은 중국 팽창을 억제하는 장벽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음을 명확히 하면서, 중국이 체면을 세울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 동시에 타이완을 중국의 확장을 막는 지렛대로 활용하며, 중국을 덜 위협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중국이 효율성이 떨어진 곳에 투자하거나, 비상사태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항공모함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면 더 많이 할수록 좋다. 최선의 경우는 시진핑이 고르바초프 같은 인물로 대체하여 데탕트 정책을 펴는 것이고, 다른 결과는 푸틴 같은 인물로 교체되는 것이다. 그러면 대등한 경쟁자로서 중국 위협은 사라지지만 거대한 불량국가가 등장한다.

중국을 거론하기 전에 미국 정점은 언제인가도 동시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로버트 브레너 같은 경제학자는 미국 정점을 1970년 초 실질적 이윤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본다. 그 이후 미국은 패권 퇴조의 긴 하강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향후 전략에서 중국 불안감만큼 중요한 것이 미국의 불안감이라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냉전 시절 미국은 베를린 방어라는 강박관념이 너무 강해 소련의 모든 행보를 이 프리즘으로 단순히 해석하다가 과잉 반응과 오판을 자주 범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도 베를린 장악을 위한 성동격서로 오판하기도 했다. 20세기 베를린은 마치 기름증기가 가득 찬 곳에서 서로 담뱃불을 붙일까 노심초사하던 곳이다. 오늘날 베를린이 바로 타이완이다. 그리고 남중국해나 우크라이나 등 21세기판 쿠바(3차 대전 위험성)가 사방에 널려 있다.

미국과 동맹국은 중국의 부상을 장기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와 전술적 민첩성을 결합해야 한다. 군사적 대응을 넘어 경제, 외교, 기술 협력에서 장기적 전략을 마련하며, 진영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이 국제 무대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지 못하도록 여러 방면에서 대비책을 마련하되, 적절한 시점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 준비도 필요하다. 냉전이 조용한 승리로 끝난 이유는 미국이 언제 긍정적으로 답해야 할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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