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25년간의 역사에서 단 세 차례 경험했던 '저점 밸류에이션'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SDI의 목표주가 28만원을 유지하며, 현재 주가 수준은 중장기 투자 매력도가 부각되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실적 부진과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이번 유상증자 발표를 계기로 삼성그룹의 중장기적 지원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망하지 않는다면 분할 매수의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유상증자에 대한 참여 전략도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삼성SDI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400억원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조정과 소형 배터리 가동률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추정치(-5,000억원) 대비 영업이익 전망을 600억원 상향 조정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우호적으로 작용한 데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가동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AMPC 보조금 규모가 상향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1분기 AMPC 금액은 기존 670억원에서 940억원으로 추산된다.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흐름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전기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며 고객사들의 배터리 재고가 줄었고, 하반기 수요에 대비한 재고 축적도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3,4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EV 배터리 출하량도 전분기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기존 260억원에서 3,059억원으로 상향됐다.
최근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대중국 관세와 IRA 등 글로벌 정책 변수는 단기적으로는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보호 정책과 인센티브 확대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독일, 포르투갈, 한국 등에서는 전기차 인센티브 재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내연기관 차량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전기차의 시장 침투율 훼손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삼성SDI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