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53)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총 3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 구속 집행에 나섰다. 세부적으로는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횡령 등 기타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총수 일가의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고 실형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다른 업체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게 해 MKT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2023년 기소됐다. 이로 인해 한국타이어는 약 131억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되며, 검찰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조 회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회삿돈 75억 5000여만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개인적 친분을 이유로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에 회삿돈 50억 원을 무담보로 대여하고, 주거지 가구 구입비 등 약 20억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조 회장은 극동유화 장선우 대표가 설립한 우암건설에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된 바 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7896만 원의 추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회장은 법정에서 "경영 투명화에 소홀했던 점 등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며 "동료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