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금 실물 신탁' 서비스를 출시하며 개인이 보유한 순금 실물의 거래 및 운용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국내 순금 보유량 약 800톤으로 추정되는 ‘숨은 금 자산’을 유통 구조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17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과 금 실물 거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첫 상품인 ‘하나더넥스트 마이골드신탁’을 18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의 지주사인 아이티센글로벌 강진모 회장, 박성욱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 대표, 김윤모 한국금거래소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하나더넥스트 마이골드신탁’은 고객이 보유한 금 실물을 하나은행에 맡기면,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의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감정을 거친 후 시세 기반의 가격으로 안전하게 처분해주는 신탁 서비스다. 초기에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시범 운영되며, 향후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 중 고객의 금 실물을 일정 기간 운용하고 만기 시 실물과 수익을 함께 돌려주는 ‘하나더넥스트 마이골드운용신탁’도 출시할 계획이다. 금값 상승 기대감과 자산 운용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으로, 수익과 보유 가치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번 협약은 단순 보관에 그치던 금 실물을 수익형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실물자산과 금융을 연결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보유한 순금(24K)은 약 800톤 규모로 추정된다. 하지만 금값 시세에 대한 불신이나 매각 절차의 불편함 등으로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번 신탁 서비스는 이러한 시장의 사각지대를 공략해 실물 자산의 금융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