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에서 울림으로 — 구조적 명상에서 생명의 진동으로
.빛의 생성 — 어둠 속에서 태어나는 감각의 생명체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 Whispering Light 25075_Acrylic on Canvas_65.1cmX90.9cm_2025
[더파워 이강율 기자] 갤러리 자인제노는 2025년 11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정희경 작가의 개인전 《속삭이는 빛(Whispering Light)》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정희경이 오랜 시간 탐구해온 ‘빛의 언어’를 중심으로 색채와 리듬, 그리고 지각의 깊이를 통해 존재와 감각의 본질을 탐색한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작가의 「속삭이는 빛」 연작은 화면 위에서 반복과 명상의 리듬으로 구축된 빛의 진동과 울림을 다루며,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색의 층위를 통해 빛이 스스로 숨 쉬는 공간, 즉 감각의 장(場)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회화적 리듬은 단순한 시각적 질서가 아니라 내면의 에너지가 깃든 존재의 호흡을 시각화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조형적 흐름으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시리즈에서는 수직적 리듬과 색의 반복을 통해 빛의 구조적 질서와 명상적 울림을 탐구하고,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원형의 빛을 통해 생성과 공명, 관계의 언어로서의 빛을 표현한다. 정희경의 회화에서 어둠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빛이 태어나는 심연이며, 그 속에서 빛은 스스로 확장하고 서로에게 스며든다. 그의 빛은 외부 세계를 비추는 광선이 아니라 존재의 내면에서 발화하는 생명적 에너지로, 색의 층위는 시간의 흔적을 품고 화면의 떨림은 감각의 진동으로 확장된다.
그 속에서 관객은 ‘보는 행위’를 넘어 ‘빛을 듣는 경험’으로 초대된다. 정희경의 「속삭이는 빛」은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에 대한 회화적 사유이며, 물질의 표면을 넘어 관계와 감정, 그리고 존재의 기류를 드러내며 우리 각자 내면의 침묵 속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속삭임을 깨우게 한다. 그의 회화는 결국 묻는다. “빛은 어디서 오는가, 그리고 그것은 무엇을 비추는가.”
이번 전시는 색과 리듬, 그리고 감각의 층위를 통해 ‘빛’이 스스로 존재를 자각하는 순간을 시각화한 회화적 명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빛을 듣고 존재를 느끼게 하는 감각의 예술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