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동안 경기와 물가, 대외 불확실성 등 복합 요인으로 위축됐던 심리가 관세협상 타결과 성장률 개선 흐름을 반영하며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5일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12.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지수는 전달보다 2.6포인트 상승하며 지난 201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항목을 종합한 지표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장기 평균 대비 낙관적임을 뜻한다.
11월에는 6개 구성 항목 가운데 경기 판단 지표가 가장 크게 개선됐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102로 전달보다 8포인트 상승하며 기준선을 넘어섰고, 현재경기판단지수도 91에서 96으로 올랐다. 가계수입전망지수는 104로 2포인트 높아졌으며 생활형편전망지수 역시 작은 폭이나마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지수(96)와 소비지출전망지수(101)는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시장 전망은 다소 약해졌다. 향후 1년 뒤 주택 매매가격 흐름을 반영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달보다 3포인트 내렸다. 다만 지난 6·27 부동산 대책 직후인 7월 109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10·15 대책 이후 상승세가 둔화한 점이 소비자 기대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 전망은 변동이 없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묻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달과 동일했다. 장기 전망도 낮아지며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5%로 집계돼 전달보다 0.1포인트 줄었다. 6개월 이후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5에서 98로 소폭 상승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돈 점 등이 소비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지수가 계엄 사태 이후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 해소가 이어지며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