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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公, 지급 자녀수당 환수 ‘이중 잣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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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公, 지급 자녀수당 환수 ‘이중 잣대’ 파문

손영욱 기자

기사입력 : 2026-01-14 13:51

“소송 실익 없고 환수 어려워 퇴직자 제외”…공기업의 ‘선택적 법 적용’ 논란 확산

▲한국농어촌공사 사옥 전경 (사진=더파워뉴스 D/B)
▲한국농어촌공사 사옥 전경 (사진=더파워뉴스 D/B)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한국농어촌공사가 정부의 예산 운용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재직자에게는 환수를 강행한 반면, 퇴직자에게는 사실상 면죄부를 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더파워뉴스를 종합하면,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는 지난 2023년 노사 합의 및 경영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2024년 1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직원 1898명에게 자녀 수당 명목으로 22억 1680만 7000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자녀수당이 문제가 된 것은 지난 4월 기재부의 2024년 경영평가에서 '기본금 또는 기본연봉으로 전환된 수당은 재차 신설할 수 없다'는 예산 운용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공사는 기히 지급한 직원 1898명을 대상으로 1인당 12만 원에서 많게는 360만 원의 자녀 수당 환수 절차에 착수했다.

문제는 환수 방식이다. 재직자는 일시불 또는 분할 방식으로 전액을 반납했지만, 퇴직자는 ‘예외’로 분류해 환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사 측은 퇴직자 1명이 이의를 제기하자 서울의 한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했고, “퇴직자에게는 사내 규정을 적용할 수 없어 환수가 불가능하고, 소송 시 패소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근거로 환수 포기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으로서 마땅히 거쳐야 할 법제처나 관계 부처에 대한 공식 유권해석 요청은 하지 않았다. 공사는 “법무법인 자문 내용이 구체적이어서 다른 기관에는 문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정부 예산이 투입된 사안에서 단일 민간 법률자문에만 의존한 판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기업이 동일한 예산 집행 사안에 대해 신분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은 물론, 단일 법무법인의 자문만을 근거로 환수 포기 결정을 내린 점이 핵심 쟁점으로 떠 우른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재직자는 환수, 퇴직자는 소송 우려를 이유로 면제라는 구조가 형성되며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해졌다. 감사원이 공공기관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로 간주하는 ‘소극적 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극적 환수는 법령상 환수해야 할 금액을 소송 가능성 등을 이유로 회수하지 않는 행위로, 국민 권익 침해와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농어촌공사는 이의 제기 이전 퇴직자 19명에게 이미 반환 받은 1391만 원을 다시 돌려줬고, 퇴직자 35명에게 적용된 ‘환수 예외’로 인해 총 2804만 원의 예산이 그대로 개인 주머니로 귀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반발도 거세다. 노조 관계자는 “재직자에게는 개별 동의를 받아 환수를 진행해 놓고, 퇴직자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라며 “누가 봐도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전남도의회 한 의원은 “정부가 예산 운용 문제를 지적한 사안임에도 공기업이 퇴직자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법적 책임 회피를 위한 소극 행정이자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며 “공기업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공기업은 민간 기업이 아니다. 예산 집행과 환수 과정에서 최소한의 법적 리스크 관리가 아니라 최대한의 공공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사안은 ‘소송이 두렵다’는 이유로 법 적용을 선별하고, 책임은 회피한 채 논란만 키운 불미스런 전례로 남게 됐다.

손영욱 더파워 기자 syu4909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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