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이승렬 기자] 금샘로는 언제까지 ‘계획 중인 도로’로 남아야 할까. 부산 금정구와 북구를 잇는 산성터널 접속도로 금샘로는 1993년 착공 이후 30년 넘게 공사가 끝나지 않은, 부산 도시 인프라의 상징적인 미완 사업이다.
총연장 3.5km 가운데 대부분 구간은 이미 완공됐다. 문제는 단 하나, 부산대학교 장전캠퍼스를 통과하는 850m 구간이다. 이 구간이 막히면서 금샘로는 개통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고, 중앙대로 일대 교통 체증 역시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당초 2020년 완공 목표는 이미 과거의 얘기가 됐다.
부산시는 오랜 기간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개착식 공법, 이른바 지하차도 방식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공사 특성상 소음·진동·분진 문제는 피할 수 없고, 이는 곧 학습권 침해로 직결된다. 부산대가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다.
박창배 부산대 캠퍼스기획본부장은 당초 우회도로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사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해 현실적인 대안으로 비개착식, 즉 터널식 공법을 제안한 상태다.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사업을 추진하자는 한발 물러선 선택이다.
그럼에도 부산시는 지난 10여 년간 사실상 같은 방식만 반복해 왔다. 새로운 공법 검토나 기술적 대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았다. 행정의 관성 속에서 시간은 흘렀고, 그 사이 불편은 시민과 학생들의 몫으로 남았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비개착식 공법은 이미 국내외에서 충분히 검증됐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시공사도 적지 않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비용 차이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 이상 ‘기술적 불확실성’을 지연의 이유로 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부산시의회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19일,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이준호·이종진 의원은 전략 간담회를 열고 부산시와 함께 공법 비교, 단계적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시 역시 개착식, 굴착식, 우회터널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며 행정 절차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샘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다. 향후 금정산 국립공원 시대를 맞아 부산 북부권의 관문 역할을 맡게 될 핵심 인프라다. 교통 기능과 환경 가치, 교육 공간의 존엄을 함께 지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30년을 끌어온 사업 앞에서 더 많은 검토와 용역만 반복할 수는 없다. 공법 선택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넘어, 이제는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룰 명분은 이미 사라졌다. 남은 것은 실행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