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공개매수 업무를 맡은 증권사 임원이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일 제10차 정례회의에서 증권사 임원과 배우자, 지인 등 개인 8명을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 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금융위원회 제공
증선위는 이들로부터 미공개정보를 다시 전달받아 주식 매매에 활용한 개인 8명에 대해서도 시장질서 교란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법령상 가능한 최고 한도로 적용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사 임원과 배우자 등은 2023년 5월부터 2025년 9월까지 공개매수 등 업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15개 상장사 주식을 집중 매집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관련 정보가 공시된 뒤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가 여러 단계로 전달된 정황도 확인됐다. 미공개정보를 넘겨받은 전득자들은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뒤, 공개매수 등 관련 공시로 주가가 상승하자 고가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참여한 합동대응단의 공동 조사로 적발됐다. 합동대응단은 공개매수 정보 등 미공개정보 사전 유출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졌다고 보고 압수수색과 자금추적 등 집중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차명계좌를 활용한 은폐 정황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임원이 배우자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했고, 배우자 역시 남편의 방식과 유사하게 또 다른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봤다.
합동대응단은 다수 증권계좌를 통한 여러 종목 거래의 실제 귀속 주체를 추적해 공모 관계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미공개정보를 직접 이용한 혐의자뿐 아니라 정보를 전달받아 거래한 전득자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한 것도 시장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전득자에게 부과된 과징금은 2차 정보수령자의 경우 부당이득의 1.5배, 3차 정보수령자의 경우 부당이득의 1.25배로 산정됐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원칙에 따라 가능한 강한 제재를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합동대응단은 검찰에 고발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혐의자 8명에 대한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의 2배 과징금 부과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