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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전진기지③] 한화에어로, 방산 넘어 우주·공동개발로 보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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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전진기지③] 한화에어로, 방산 넘어 우주·공동개발로 보폭 확대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22 10:34

노스롭그루먼 협력·캐나다 합작법인 MOU·달 착륙선 추진시스템 수주로 기술 영역 확대

왼쪽부터 케빈 슈노버 한화디펜스USA 임원,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CEO, 프랭크 몰리 노스롭그루먼 임원, 론 박설 노스롭그루먼 임원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왼쪽부터 케빈 슈노버 한화디펜스USA 임원,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CEO, 프랭크 몰리 노스롭그루먼 임원, 론 박설 노스롭그루먼 임원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 수출을 넘어 우주와 글로벌 공동개발 분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쌓은 제조·체계 역량을 바탕으로, 북미 현지화와 미국 방산기업 협력, 달 탐사 추진시스템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흐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미국 노스롭그루먼과 장거리 미사일 체계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Sea-Air-Space 2026’ 전시회에서 AReS 미사일 체계의 1단 고체연료 추진체 개발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AReS는 노스롭그루먼이 개발 중인 지상 발사형 장거리 미사일 무기체계다.

이번 협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AReS 1단 로켓 추진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다. 공동 개발 체계는 2027년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초기 개발 단계부터 협력한다는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완성 장비 수출 기업을 넘어 핵심 구성품과 체계 개발 영역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진체는 미사일과 우주발사체 모두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높은 신뢰성, 정밀한 제조 공정, 안정적인 품질 관리가 요구되는 분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장거리 미사일 체계의 추진체 개발 협력에 참여하는 것은 회사가 축적해온 항공우주·방산 제조 역량을 글로벌 공동개발 사업으로 연결하는 사례다.

캐나다에서는 현지 생산과 산업협력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 한화오션과 함께 군용 차량 및 특수목적 산업차량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합작은 한화오션의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이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에 선정될 경우 본격 추진되는 구조다.

이번 MOU는 방산 수출 방식이 현지 산업 생태계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국가들은 방산 장비를 도입할 때 자국 내 생산, 고용, 부품 조달, 정비 체계 구축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캐나다 APMA와 손잡은 것은 장비 공급을 넘어 현지 산업 기반과 연결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천무다연장로켓
천무다연장로켓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NATO와의 접점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NATO 대사단을 대상으로 미래 안보 비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유도무기의 공급 현황, 유럽 현지화 전략 등이 소개됐다. 회사는 K9을 핀란드와 루마니아 등을 포함한 NATO 6개국에 공급하고 있고, 천무 역시 폴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 등 NATO 회원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유럽 현지화도 이미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에서 현지 생산 공장 ‘H-ACE Europe’ 착공에 들어갔고, 폴란드에서는 합작법인을 통한 천무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장비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입국의 산업 기반과 운용 체계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방산 시장에서 현지화는 후속 계약과 장기 파트너십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우주 분야에서는 달 탐사 사업 참여가 눈에 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1033억원 규모의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 구성품 개발 및 조립·시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32년 발사 예정인 달 착륙선의 추진시스템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정부 달 탐사 계획의 일환이다.

역할도 명확하다.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 설계는 항우연이 수행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착륙용 엔진과 자세제어 추력기의 제작·시험을 포함해 추진시스템 전체 조립과 시험을 담당한다. 달 착륙선은 발사 이후 궤도 전환과 자세 제어, 착륙 단계에서 추진시스템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분야에 참여한다는 것은 국내 우주개발에서 민간 기업의 역할이 발사체 제작을 넘어 탐사 기술로 확장되고 있음을 뜻한다.

방산과 우주는 기술적으로 맞닿아 있다. 추진기관, 고체연료, 정밀제어, 고신뢰성 제조, 체계종합 역량은 두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 수출로 축적한 제조·품질관리 역량을 미사일 공동개발과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것은 회사의 기술 축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K9과 천무를 수출하는 기업에서,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방산기업과 공동개발을 추진하며, 국가 우주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업 영역이 많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방산과 우주, 현지화와 공동개발이 서로 연결되면서 기업의 성장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근 행보는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 K9과 천무를 기반으로 글로벌 방산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둘째, 캐나다와 유럽에서 현지화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셋째, 노스롭그루먼 협력과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 수주를 통해 고부가 기술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방산 수출이 현재의 실적을 뒷받침한다면, 우주와 공동개발은 미래 성장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무기, 항공우주, 추진체 기술, 현지 생산 협력을 하나의 사업 흐름으로 연결하고 있다. 방산에서 우주로 이어지는 기술 확장이 본격화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글로벌 사업 구조도 한 단계 더 넓어지고 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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