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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더위 먹음’과 다르다…의식 저하 땐 즉시 응급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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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더위 먹음’과 다르다…의식 저하 땐 즉시 응급 대응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6-07 11:40

체온조절 기능 무너지는 중증 온열질환…고령층·만성질환자 더 취약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더위를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 쉽지만,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조절 기능이 무너지고 의식 저하나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열사병은 몸의 체온조절 기능이 한계를 넘어서면서 발생하는 중증 온열질환이다. 뜨거운 햇볕 아래 오래 머물거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활동할 경우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서 나타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와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은 단순히 더위를 먹은 상태와는 다르게 체온조절 기능 자체가 무너진 응급질환”이라며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의식 저하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될 수 있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사병은 폭염 속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발생하기 쉽다. 군사훈련, 장거리 달리기, 야외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경우 위험이 높고, 건설 현장이나 용광로 주변처럼 고온 환경에서 일하는 작업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뜨거운 차량 내부나 환기가 어려운 실내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경우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특히 취약하다. 체온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환경에서도 열사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는 두통, 어지럼증, 구역질, 극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의식 저하, 혼란, 경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가 뜨겁고 붉어지며 몸이 건조해지는 경우도 많다. 다만 운동과 관련된 열사병은 땀이 나는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땀 유무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서 교수는 “폭염 속에서 어지럽거나 두통이 나타나고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며 “의식이 흐려지거나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열사병이 의심될 때 가장 중요한 조치는 체온을 빠르게 낮추는 것이다. 환자를 그늘이나 냉방이 가능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풀어 체열이 빠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피부에 물을 뿌리거나 선풍기를 이용해 몸을 식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큰 혈관이 지나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중심 체온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수액 치료, 산소 공급, 호흡 보조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처치를 시행한다. 경련, 저혈압, 탈수 등이 동반되면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급성 신장 손상이나 횡문근융해증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을 줄이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기본이다.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 옷을 입고,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중간중간 그늘에서 쉬어야 한다.

서 교수는 “열사병은 폭염 속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더 위험하다”며 “무더위를 단순히 참고 버티기보다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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