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고금리 기조와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빚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서민이 늘고 있다. 대출로 대출을 막는 '돌려막기'가 한계에 다다른 채무자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법원 문을 두드리면서 개인회생 신청 역시 매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추세다.
개인회생은 일정 기간 성실히 변제계획을 수행하면 남은 채무를 면책받을 수 있는 법적 구제 절차지만, 법원이 요구하는 개인회생신청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청이 기각되거나 절차가 중도에 폐지돼 시간과 비용만 허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부분은 채무 규모다. 현행 채무자회생법상 무담보채무는 10억 원, 담보부채무는 15억 원을 초과하지 않아야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다. 이 한도를 넘어서면 일반회생이나 파산 등 다른 절차를 검토해야 하므로, 신청 전 본인의 정확한 채무 총액과 담보 설정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최소 채무액에 대한 법적 하한선은 없으나, 절차 비용과 실익을 고려하면 실무상 보유 자산보다 부채가 많을 때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요건은 소득이다. 개인회생은 생계비를 제외한 가용소득으로 원칙적으로 3년간 변제를 이어가는 절차인 만큼, 장래에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수입을 얻을 가능성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이때 고용 형태는 문제 되지 않는다. 정규직은 물론 계약직, 일용직,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자영업자라도 소득금액증명원이나 급여 이체 내역 등으로 정기적인 소득을 소명하면 된다. 가용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법원이 인정하는 생계비(통상 기준 중위소득의 60% 안팎)를 공제한 금액으로, 매달 최저생계비를 웃도는 수입이 확인돼야 비로소 개인회생신청자격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인가까지 순탄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재산목록과 소득 증빙, 채무 발생 경위서, 변제계획안 등을 토대로 신청인의 진술을 교차 검증하며, 재산을 숨기거나 축소해 신고한 정황 또는 신청 직전 급증한 채무가 확인되면 보정명령을 통해 엄격한 소명을 요구한다.
기한 내 대응하지 못하면 신청은 무효 처리되고, 과거 개인회생이나 파산으로 면책받은 이력이 있다면 면책 결정일로부터 5년이 지나야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채무 규모나 소득 조건이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새출발기금,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속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개인워크아웃 등 공적 채무조정 제도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 만큼 본인 상황에 맞는 제도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회생은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에게 주어지는 재기의 기회다. 그러나 준비 없이 접근하면 기각이라는 더 큰 낭패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신청에 앞서 전문가 진단을 통해 개인회생신청자격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현 가능한 변제계획안을 수립하는 것이 경제적 재기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