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출구 근육 두꺼워져 음식 이동 막는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
탈수·전해질 이상 이어질 수 있어 반복 구토 땐 초음파 검사 필요
심주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신생아가 수유 후 토하는 모습은 흔하지만, 먹은 뒤 20~30분이 지나 분수처럼 멀리 뿜어내는 구토가 반복되고 시간이 갈수록 심해진다면 단순한 게움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생후 2~8주 사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은 위와 십이지장을 연결하는 유문 부위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질환이다. 출생 직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생후 수주 뒤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위식도역류나 일시적인 구토와 혼동되기 쉽다.
최근처럼 폭염이 이어질 때는 영유아에게 구토나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구별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유문협착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토 횟수와 강도가 증가하는 진행성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수유할 때마다 분출성 구토가 반복되고, 토한 뒤에도 아기가 다시 먹으려 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구토물에는 대부분 담즙이 섞이지 않는다. 발열이나 설사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반면 반복적인 구토로 소변량이 줄거나 축 처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체중 증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속적인 구토는 단순한 영양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 위산을 반복적으로 잃으면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대사성 알칼리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칼륨 부족이 심해지면 심장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분수토와 함께 소변량 감소나 처짐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에서 빠르게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은 아시아에서 출생아 약 300~900명당 1명꼴로 보고된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에는 복부 초음파가 주로 활용된다. 초음파로 유문근의 두께와 길이를 측정해 협착 여부를 확인하며 일반적으로 유문근 두께 4㎜ 이상, 길이 16㎜ 이상을 진단 기준으로 본다. 미숙아는 두께 3.5㎜가 기준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일부 연구에서는 생후 30일 미만 영아의 경우 3㎜ 수준에서도 진단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치료는 수술이 원칙이다. 다만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기보다 먼저 수액을 투여해 탈수와 전해질 이상을 바로잡은 뒤 유문근 절개술을 시행한다. 두꺼워진 근육층을 벌려 음식이 지나갈 통로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며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도 시행된다. 대부분 수술 후 다시 수유를 시작할 수 있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다음 날 퇴원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심주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신생아는 원래 위식도역류가 흔해 어느 정도 게우는 것은 정상 범위일 수 있다”며 “하지만 먹을 때마다 분수처럼 토하거나 구토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진다면 단순한 생리적 역류와 다른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