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2025년도 사업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자기주식 처리계획과 제재현황 등 투자자 판단에 필요한 주요 정보가 형식적으로 기재되거나 누락된 사례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2025년도 사업보고서에 대한 중점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미흡한 공시를 보완하도록 개별 회사에 안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재무사항 13개 항목과 비재무사항 4개 항목 등 총 17개 항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기업들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인 지난 2월 19일 점검 항목을 미리 공지했지만, 실제 제출된 사업보고서에서는 기재 누락과 구체성 부족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재무사항 점검에서는 2025년도 신규 사업보고서 제출회사와 전년도 재무사항 점검에서 기재 미흡이 확인된 회사 등 총 221사가 대상에 올랐다.
주요 미흡 사례는 재고자산 현황과 대손충당금 설정현황에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재고자산이 총자산의 2%를 넘는데도 사업부문별 보유현황을 기재하지 않았고, 재고 실사일자나 감사인 입회 여부, 장기체화재고 현황 등을 빠뜨렸다.
대손충당금의 경우 변동 현황과 경과기간별 매출채권 잔액 현황을 기재하지 않거나, 설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기업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설정한다”는 식으로만 적어 투자자가 충당금 산정 근거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회계감사인 관련 공시에서도 미흡 사례가 나왔다. 회계감사인이 바뀌었는데 변경 사유를 적지 않거나, 감사보고서의 핵심감사사항과 사업보고서 기재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회계감사인뿐 아니라 네트워크 회계법인과의 비감사용역 계약 현황표를 누락한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
내부통제 관련 항목에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경영진과 감사의 효과성 평가 결과, 감사인의 감사 의견 중 일부를 빠뜨린 사례가 있었다. 자산 1000억원 이상 상장회사와 금융회사는 2025년도 사업보고서부터 ‘횡령 등 자금 부정을 예방·적발하기 위한 통제활동’을 공시해야 하지만, 이를 기재하지 않은 회사도 있었다.
비재무사항에서는 자기주식 공시가 주요 점검 대상이었다. 금감원은 2025년 말 자기주식 보유비중이 1% 이상이고 전년도 자기주식 관련 공시 점검에서 기재 미흡이 확인된 회사 등 123사를 대상으로 자기주식 취득·처분·소각 계획을 살폈다.
점검 결과 상당수 기업이 자기주식 처리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향후 검토 예정”, “필요시 공시 예정” 등 원론적인 문구만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에 따른 대응 방안, 보유 자기주식 활용 계획, 소각 일정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투자자가 향후 자본정책을 예측하기 어려운 사례도 확인됐다.
자기주식 소각결정을 공시한 234사에 대한 점검에서는 소각일과 소각수량 등은 대체로 적정하게 기재됐지만, 자기주식 취득·처분이나 신탁계약 체결·해지 이행현황을 누락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행률이 70% 미만인데도 미이행 사유를 빠뜨리거나 부실하게 적은 사례도 있었다.
중대재해와 제재현황 공시도 미흡했다. 고용노동부 공고나 거래소 공시를 통해 중대재해 발생 사실이 확인된 24사 가운데 일부는 발생 사실을 사업보고서에 적지 않거나, 조치와 전망을 간략하게만 기재했다.
공시대상기간 중 공시위반 혐의로 조치를 받은 83사에 대한 점검에서는 제재조치 사실을 누락한 사례가 확인됐다. 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제재를 구분하지 않거나, 위법행위의 구체적 사실관계와 근거 법조문, 조치 이행현황, 재발방지 대책을 제대로 적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 결과를 해당 기업에 개별 안내하고, 기재 누락이나 부실기재가 다수 확인된 기업에는 사업보고서를 보완해 자진 정정 공시하도록 지도했다.
금감원은 오는 7월 10일 상장회사 공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공시설명회를 열고 사업보고서 점검 결과와 미흡 사례, 작성 유의사항을 공유할 예정이다. 설명회에서는 재무사항과 비재무사항 점검 결과, 회계 심사·감리 제도, 최근 공시제도 개선사항 등이 다뤄진다.
금감원은 “외부감사 관련 항목과 재무공시항목, 자기주식 처리계획, 중대재해 발생사실 및 제재현황 관련 미흡사례는 투자자의 투자판단과 주주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정기보고서 작성 시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