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명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더파워 이설아 기자] 배변 후에도 개운하지 않거나 변이 평소보다 가늘어지고 혈변이 반복되면 흔히 치질이나 일시적인 장 문제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계속된다면 직장암을 비롯한 대장 질환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cm다.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나뉘며 직장에 발생한 악성 종양을 직장암이라고 한다. 대부분 장의 점막에서 시작한다.
직장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암이 진행되면서 혈변이나 가늘어진 변, 평소와 다른 배변 습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변을 참기 어려워지거나 배변을 마친 뒤에도 다시 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지속되기도 한다.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이 직장암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치질을 비롯한 다른 대장·항문 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만으로 직장암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송주명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직장암은 증상만으로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혈변이나 배변 습관 변화가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직장암 발생에는 식습관과 생활습관,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동물성 지방과 붉은색 육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식습관, 운동 부족과 비만, 과음, 흡연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 선종성 용종도 직장암과 관련이 있다. 가족성 용종증이나 린치증후군 같은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연령도 중요한 요인이다. 직장암 발생률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며 특히 50세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직장암이 의심되면 직장수지검사와 대장내시경 등을 시행한다.
직장수지검사는 의료진이 항문을 통해 직장 내부에 만져지는 종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대장내시경이나 에스결장경 검사에서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을 채취해 암 여부를 확인한다.
조직검사를 통해 직장암이 확인된 이후에는 CT와 MRI, PET 등 영상검사를 이용해 종양의 크기와 주변 조직 침범 여부,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을 살핀다.
송 교수는 "조직검사로 직장암을 확진한 뒤 영상검사를 통해 진행 정도와 주변 조직 침범,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며 "병변의 위치와 크기, 진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방법은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와 종양이 발생한 위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은 직장암 치료의 기본적인 방법이다. 종양을 충분한 범위로 절제하면서 암세포가 퍼질 수 있는 림프 경로와 림프절도 함께 제거한다. 진행 정도에 따라 복강경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암세포가 점막이나 점막하층 일부에만 머물고 혈관이나 림프관 침범이 없는 일부 조기 직장암은 내시경적 절제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진행성 직장암은 수술에 앞서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종양의 크기나 위치 때문에 항문 기능을 보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먼저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해 종양 범위를 줄인 뒤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등을 먼저 시행한 뒤 수술하는 총 선행요법(TNT)도 적용되고 있다.
치료가 끝났다고 관리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암은 치료 후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재발은 수술 후 2년 이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수술 이후 3~5년 동안 정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동물성 지방과 과도한 육류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50세 이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대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가족 중 대장암이나 대장 용종 환자가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검진 시작 시기를 정할 필요가 있다.
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이 발견된 경우에도 의료진이 권고하는 일정에 맞춰 추적검사를 받아야 한다.
송 교수는 "직장암은 증상이 나타난 뒤 발견하기보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치료와 예후에 도움이 된다"며 "평소와 다른 배변 습관의 변화가 지속된다면 치질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