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이 올해 2분기 1조원 넘게 늘면서 부실채권비율이 0.63%까지 상승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신규 부실이 증가한 가운데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수준을 보여주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42.9%로 한 분기 만에 7.5%포인트 떨어졌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은 18조9000억원으로 3월 말 17조7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0.63%로 전분기 말 0.60%보다 0.03%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 0.59%보다 0.0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국내은행의 총여신은 301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2958조9000억원보다 53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2830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181조8000억원 늘었다.
부실채권 증가세는 기업여신이 주도했다. 6월 말 기업여신 부실채권은 15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원 늘었고, 전체 부실채권의 약 80%를 차지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은 3조4000억원으로 1000억원 증가했고 신용카드채권은 3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도 크게 늘었다.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7조2000억원으로 1분기 5조5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6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8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기업여신 신규 부실은 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6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신규 부실이 8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은 3조3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여신 신규 부실은 1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에서 발생한 신규 부실은 약 5000억원, 신용대출 등 가계신용은 8000억원 수준이었다.
은행들이 2분기 중 정리한 부실채권은 6조1000억원으로 1분기 4조4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6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4000억원 감소했다.
정리 방식으로는 매각이 2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손상각 1조4000억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 1조2000억원, 여신 정상화 8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손상각과 매각을 합친 상·매각 규모는 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원 증가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 정리액은 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6000억원 늘었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 여신 정리액은 3조9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 정리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의 부실채권비율 상승세가 이어졌다. 6월 말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7%로 전분기 0.74%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72%와 비교하면 0.05%포인트 높다.
대기업 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0.53%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6월 말 0.41%와 비교하면 0.12%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 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88%에서 0.92%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중소법인은 1.03%에서 1.08%로 0.05%포인트 올랐고 개인사업자 여신도 0.66%에서 0.67%로 0.01%포인트 높아졌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33%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은 0.22%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타 신용대출 등의 부실채권비율은 0.66%에서 0.67%로 0.01%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1.88%로 전분기 1.82%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1.93%보다는 0.05%포인트 낮았다.
은행별로도 부실채권비율의 방향이 엇갈렸다. 시중은행 평균 부실채권비율은 0.40%로 전분기보다 0.04%포인트 상승했고 지방은행은 1.13%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터넷은행은 0.62%로 0.02%포인트 올랐다. 특수은행은 0.89%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SC제일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56%에서 0.71%로 0.15%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0.37%에서 0.48%로 0.11%포인트, iM뱅크는 0.83%에서 0.94%로 0.11%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하락했다. 6월 말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00억원 증가했지만 부실채권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0.4%에서 142.9%로 7.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5.5%와 비교하면 22.6%포인트 낮아졌다.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6.5%로 전분기보다 14.1%포인트 낮아졌고 지방은행은 87.9%로 1.9%포인트 하락했다. 인터넷은행은 250.2%로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전분기보다 5.5%포인트 떨어졌다. 특수은행 역시 156.7%에서 152.3%로 4.4%포인트 하락했다.
개별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00.4%, iM뱅크 88.7%, 광주은행 90.6%, 전북은행 83.0%, 경남은행 74.4%로 집계됐다. 반면 토스뱅크는 315.6%, 케이뱅크 261.3%, 씨티은행 252.3%, 수출입은행 222.2%, 카카오뱅크 209.3%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코로나19 이전 10년간 평균인 1.49%보다 크게 낮고 은행권 수익성과 자본비율 등 손실흡수능력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건전성 수준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부실채권비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중동 상황 장기화와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 등 대외 여건도 남아 있는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향후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권 건전성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과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