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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의대 파문]“36년 기다린 의대, 단 며칠 심사로 결정했나”…서남권 주민들 분노 폭발한 목포 평화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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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의대 파문]“36년 기다린 의대, 단 며칠 심사로 결정했나”…서남권 주민들 분노 폭발한 목포 평화광장

손영욱 기자

기사입력 : 2026-09-08 16:17

목포·무안·신안·영암·해남·진도·완도 등 주민 총궐기…“목포대 의대 사수” 후보대학 선정 과정 '도마 위'

순천대 89.15점·목포대 87.85점 ‘1.3점 격차’
목포대 “의대 부지·대학병원 건립 검증 했나”
시민들 “특혜 요구 싫다, 평가자료 공개해야”
“선거 때마다 약속 했던 정치인들은 뭤 했나”

▲7일 오후 7시 목포평화광장에서 열린 국립목포대 의대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국립목포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이상찬 위원장이 후보대학 선정 과정과 평가 결과를 설명하며, 의대 부지 확보와 대학병원 건립계획 등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재검증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더파워뉴스 손영욱기자)
▲7일 오후 7시 목포평화광장에서 열린 국립목포대 의대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국립목포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이상찬 위원장이 후보대학 선정 과정과 평가 결과를 설명하며, 의대 부지 확보와 대학병원 건립계획 등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재검증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더파워뉴스 손영욱기자)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따지고,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는 것이다.”

7일 오후 7시 목포평화광장.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유치가 좌절되면서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36년 염원이 좌절된 분노가 광장에서 터져 나왔다.

목포대 의대 사수 총궐기대회에는 목포를 비롯해 무안·신안·영암·해남·진도·완도 등 서남권 주민과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국립목포대 의대 사수에 힘을 모아 달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목포대 의대 사수’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후보대학 선정 과정에 대한 재검증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의 핵심은 단순히 목포대가 후보대학으로 선정되지 않았다는 데 대한 반발만이 아니었다.

서남권 주민들이 무려 36년간 기다려 온 국립의대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과연 충분하고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느냐는 것이 현장에서 제기된 가장 큰 문제였다.

◇“89.15 대 87.85”…단 1.3점이 갈랐다
국립목포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이상찬 위원장은 이날 직접 연단에 올라 후보대학 선정 과정과 평가 결과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전남연구원이 평가기관으로 정해진 뒤 양 대학에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 제출이 요청됐고, 28일 계획서 제출에 이어 29일 서류심사와 발표평가가 진행됐다. 최종 결과는 30일 발표됐다.

평가 결과는 순천대 89.15점, 목포대 87.85점. 두 대학의 차이는 불과 1.3점이었다.

목포대 측은 이 같은 결과를 놓고 “과연 이 평가가 제대로 된 것인가, 제대로 된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졌는가”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현장에서 제기된 의혹과 문제 제기의 핵심은 크게 의대 부지 확보와 대학병원 건립계획의 실현 가능성이었다.

◇“의대 부지 확보, 동일한 기준 평가했나”
이날 목포대 비대위 측은 의과대학 부지 문제부터 평가가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포대 측은 의과대학 설립을 위해 장기간 준비한 용해동 캠퍼스 부지를 제시한 반면, 순천대 측은 순천시 소유 시유지를 활용하는 계획을 제시했다며 양측의 부지 확보 여건과 실현 가능성이 평가에서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단순한 부지 위치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의과대학을 계획대로 설립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핵심 사안이라는 게 목포대 측 주장이다.

따라서 목포대 측은 평가 당시 제출된 양 대학의 계획과 증빙자료를 공개하고, 부지 확보의 확실성을 심사위원들이 어떤 근거와 기준으로 점수화했는지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학병원 60개월 건립 가능한가” 논란
대학병원 건립계획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목포대 측은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대학병원 신축에 84개월가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사업계획부터 설계와 공사 등에 이르는 단계별 공정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신축병원이 완공되기 전까지 의대생의 임상교육을 담당할 임시 교육병원 확보계획도 상세히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목포대 측은 순천대가 제시한 ‘2032년 이전 500병상 전면 개원’ 계획을 역산할 경우 약 60개월에 해당한다며 실현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목포대 측은 최근 대학병원 신축 사례에서 80개월 이상 걸린 경우가 있다는 점도 제시하며, 순천대와 관계기관이 60개월 안에 대학병원 건립이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절차와 일정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학병원 건립은 단순한 건축 문제가 아니라 향후 임상교수 확보와 의대생 교육·인증까지 연결되는 핵심 사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목포대 측은 대학병원이 실제 가동돼야 환자를 진료하면서 학생들의 임상교육과 실습을 담당할 교수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병원 건립계획의 현실성을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점 차…제대로 평가됐다면 달라질 수도”
목포대 비대위는 최종 점수 차이가 1.3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후보대학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점수 차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문제 제기의 이유가 단순히 목포대가 선정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목포대는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 및 인증 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용역과 자문을 거쳐 3년 이상 준비해 왔다는 게 비대위 측 설명이다.

그러면서 전남연구원과 관계기관에 이번 평가가 실제 공정하고 전문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도 평가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를 살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7일 오후 7시 목포평화광장에서 열린 국립목포대 의대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전남 서남권 주민과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목포대 의대 사수’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어 올리며 후보대학 선정 과정에 대한 전면 재검증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더파워뉴스 손영욱 기자)
▲7일 오후 7시 목포평화광장에서 열린 국립목포대 의대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전남 서남권 주민과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목포대 의대 사수’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어 올리며 후보대학 선정 과정에 대한 전면 재검증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더파워뉴스 손영욱 기자)
◇“특혜 달라는 게 아니다”…시민 분노도 폭발
이어진 시민 자유발언에서는 더욱 강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시민은 “36년을 기다려 온 지역의 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따지고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실한 심사를 공정이라고 할 수 있느냐. 납득할 수 없는 평가를 정의라고 할 수 있느냐”며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민들이 반복적으로 외친 것은 ‘목포대’라는 대학의 이름만이 아니었다.‘서남권 주민의 생명권’이었다.

현장에서는 가족이 아프면 새벽부터 서울행 교통편을 이용해 수도권 병원을 찾아야 하는 서남권 주민들의 현실이 언급됐다. 지역에 충분한 상급 의료기관이 없는 상황에서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은 단순한 지역개발 사업이 아니라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한 시민 발언자는 “국립의대를 왜 만드느냐. 우리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만드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가 왜 36년 동안 그토록 국립의대를 요구해 왔느냐”며 서남권 주민들이 겪어 온 의료 접근성 문제와 생명권의 절박함이 이번 심사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따져 물었다.

◇“보상 필요 없다, 잘못됐다면 바로잡아라”
정부를 향한 요구도 분명했다. 시민 발언에서는 목포에 다른 지원이나 사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번 문제를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로잡는 것이다.”

잘못된 결정이라면 그 결정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한 발언자는 36년 동안 기다려 온 서남권의 절박한 생명권을 단순히 점수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이며 “의대는 점수가 아닙니다. 의대는 생명입니다”라고 외쳤다.

◇정치권 향해 직격탄…“선거 때 약속 어디갔나”
분노는 지역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이날 발언을 통해 동부권 정치인들의 대응과 비교하면서 서남권 정치인들의 역할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목포대학교에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던 전남 서남권 정치인들은 과연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는 취지로 비판하면서 지역 정치인들이 이제라도 시민사회보다 앞장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시민 발언에서도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국립의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포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서남권 주민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며 지역 정치권 역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50분 심사 36년 숙원 칼질”…자료 공개 요구
이날 집회에서는 심사 기간과 방식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현장에서 소개된 내용에는 “단 나흘 만에 서류를 제출받고 대학별로 단 50분 만에 끝낸 심사로 36년 지역 숙원을 결정지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 시민사회 측은 이를 근거로 이번 평가가 ‘졸속 심사’였다고 비판하며 전면적인 검증을 요구했다.

또 평가자료와 증빙자료를 공개하고 부지와 교원 확보계획 등에 대한 검증 과정 역시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특히 국립의대 신설의 핵심 명분 가운데 하나인 의료취약지역 개선 필요성이 후보대학 평가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를 놓고도 평가기준의 적절성을 다시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국 정부와 관계기관이 답해야 할 질문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목포평화광장에 모인 주민들이 요구한 것은 ‘무조건 목포대로 바꾸라’는 주장만은 아니었다.

평가가 공정했다면 자료와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을 납득시키고, 문제가 확인된다면 다시 검증해 바로잡으라는 요구다.

“특혜가 아니라 공정을 요구한다”, “보상이 아니라 바로잡아 달라”, “의대는 점수가 아니라 생명이다.”

36년 동안 쌓인 서남권의 절박함과 분노가 이제 목포평화광장을 넘어 정부와 관계기관, 그리고 지역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손영욱 더파워 기자 son4909@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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