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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심실 좋아졌다고 안심 못해”…좌심방 안 회복되면 사망위험 3.5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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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심실 좋아졌다고 안심 못해”…좌심방 안 회복되면 사망위험 3.53배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9-16 09:57

분당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 ARNI 치료 심부전 환자 1182명 분석
좌심실만 회복된 환자, 두 기능 모두 회복군보다 전체 사망 위험 3.53배
심혈관 사망 위험은 5.68배…좌심실·좌심방 모두 미회복군과 비슷
기존 박출률·좌심방 크기만으로 고위험군 선별 한계…스트레인 심초음파 주목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 박지석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 박지석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심부전 치료 후 심장의 주 펌프인 좌심실 기능이 좋아졌더라도 좌심방 기능이 함께 회복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크게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좌심실 기능만 회복된 환자는 좌심실과 좌심방이 모두 회복된 환자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3.53배, 심혈관 사망 위험은 5.68배 높게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박지석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와 함께 심부전 치료 과정에서 좌심실과 좌심방의 기능 변화가 장기 예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분석했다.

심부전은 심장 근육이 손상돼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다. 이 가운데 심장이 수축할 때 혈액을 밀어내는 힘이 약해진 경우를 ‘박출률 감소 심부전’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심장에 부담을 주는 호르몬 작용을 억제하는 ARNI(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라이신 억제제)가 표준 치료로 사용되면서 증상 완화뿐 아니라 손상된 심장의 기능 회복도 중요한 치료 목표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치료 반응 평가는 좌심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좌심실의 박출률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주로 확인했고, 좌심방은 크기가 줄었는지를 살피는 정도였다.

그러나 좌심방 역시 심부전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을 받는다. 좌심실이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면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폐에서 돌아온 혈액을 좌심실로 넘겨주는 좌심방에도 압력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좌심방 기능 자체의 회복 여부에 주목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ARNI 치료를 시작한 심부전 환자 가운데 치료 전과 1년 후 검사 자료를 확보한 1182명을 분석했다.

심장 근육의 움직임과 변형 정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스트레인 심초음파’를 이용해 좌심실과 좌심방 기능 변화를 살핀 뒤 환자를 네 그룹으로 나눴다.

좌심실과 좌심방이 모두 회복된 군, 좌심실만 회복된 군, 좌심방만 회복된 군, 두 기능 모두 회복되지 않은 군으로 구분하고 약 26개월 동안 예후를 추적했다.

결과는 좌심실만 좋아진 환자에서도 위험이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전체 환자의 11.2%가 좌심실 기능만 회복된 그룹에 속했다.

이들은 좌심실과 좌심방이 모두 회복된 환자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3.53배 높았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5.68배에 달했다.

이는 좌심실과 좌심방 모두 회복되지 않은 환자의 위험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두 기능 모두 회복되지 않은 환자는 양쪽 모두 회복된 군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3.35배, 심혈관 사망 위험이 6.00배 높았다.

좌심실만 회복된 환자에서는 좌심방 크기가 충분히 줄지 않았고 심장 내부 압력도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양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좌심방에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이 진행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제는 기존 방식만으로 이런 환자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연구팀이 좌심실 박출률과 좌심방 크기를 중심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좌심실과 좌심방이 모두 회복되지 않은 환자의 높은 위험은 확인됐지만 좌심실만 회복된 환자에서 나타난 사망 위험 증가는 뚜렷하게 포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심부전 치료 효과를 판단할 때 ‘좌심실이 좋아졌는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좌심실과 좌심방이 함께 회복됐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인 심초음파가 기존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던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황인창 교수는 "좌심방은 심장이 그동안 감당해온 부담이 쌓이는 곳인 만큼 회복 여부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며 "좌심방 기능이 따라오지 못하는 환자라면 약물 치료를 조정하거나 체내 수분 정체 여부를 더 세심하게 살피는 등 적극적인 관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석 교수는 "좌심방 기능이 왜 회복되지 않는지, 어떤 환자에게서 이런 양상이 나타나는지를 밝히는 것이 다음 과제"라며 "심장 MRI 등을 통해 좌심방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규명하고 회복 가능성을 찾는 연구로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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