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난관을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유통 모델이 마련됐다. 쿠팡은 한국 뷰티 제품을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통해 해외에 판매하는 협업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쿠팡은 직매입한 국내 뷰티 제품을 파페치 플랫폼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이를 통해 K-뷰티 브랜드가 복잡한 수출 절차 없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파페치는 전 세계 1400여개 럭셔리 브랜드와 부티크를 연결하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로, 주요 럭셔리 하우스와의 파트너십과 정품 검증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협업은 K-뷰티 수요 확대에 대응해 국내 중소 브랜드의 수출 장벽을 낮추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채택됐다. 쿠팡은 중장기적으로 약 190개국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뷰티 브랜드를 소개할 계획이며, 첫 판매 지역은 미국과 영국이다. 미국 시장은 글로벌 뷰티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며, 영국 역시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뷰티 소비가 이뤄지는 대표 시장으로 꼽힌다.
26일부터 더후, 오휘, 빌리프, 숨37, 비디비치 등 주요 브랜드와 함께 JM솔루션, Dr.Different, 아리얼, 듀이트리, VT코스메틱 등 중소·중견기업 제품이 파페치를 통해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들 중소 브랜드는 쿠팡의 물류·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기존에 진입이 어려웠던 해외 시장으로 직접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은 내년까지 참여 브랜드를 100여개로 확대하고, 판매 지역 역시 유럽과 영어권 국가 중심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파페치는 애플리케이션 내에 ‘K-뷰티’ 전용 코너를 신설해 한국 제품을 소개하며, 고객 주문 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포장해 파페치의 배송망을 통해 평균 3~4일 내 전달된다.
그동안 K-뷰티 중소기업은 국가별 인증 규제, 관세 및 통관 절차, 국제 배송비, 현지 창고 확보, 유통 파트너 부재, 언어·시차에 따른 고객 응대 등으로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쿠팡은 이번 협업에서 상품 매입부터 수출입 통관, 해외 배송, 고객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해 브랜드의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아리얼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은 K-뷰티 성장의 핵심 시장”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현지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소개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듀이트리 관계자는 “쿠팡이 복잡한 해외 진출 절차를 대신하면서 브랜드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파페치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이 K-뷰티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190여개국 고객 기반을 보유한 파페치는 발렌시아가, 돌체앤가바나, 페라가모 등 럭셔리 브랜드를 제공하는 대표 플랫폼이다. 패션 고객층이 화장품·향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K-뷰티 브랜드에 대한 구매 확산도 기대되고 있다.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약 102억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정부 역시 K-뷰티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해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중소 뷰티 브랜드가 세계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며 “이번 협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