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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미국 투자 8.4조 빚보증…자기자본 110%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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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미국 투자 8.4조 빚보증…자기자본 110% ‘위험수위’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5-12-17 11:46

고려아연, 미국 투자 8.4조 빚보증…자기자본 110% ‘위험수위’
[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 테네시 제련소 건설을 두고 대규모 채무보증과 경영권 분쟁이 겹치면서 고려아연의 재무 부담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74억3200만달러(약10조9500억원)를 투입해 핵심광물 제련소를 짓는 과정에서 미국 현지 합작법인 크루시블 메탈스(Crucible Metals)가 조달하는 차입금 8조3931억원 전액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이른바 ‘미국 제련소(U.S. Smelter)’ 프로젝트는 아연·납·구리 등 비철금속과 금·은, 안티몬·게르마늄·갈륨·인듐 등 전략광물을 한 곳에서 생산·가공하는 통합 제련소를 짓는 사업이다.

예상 투자액은 총 74억3200만달러 규모로, 미국 측은 방위산업과 반도체, 인공지능(AI), 전기차·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공급망 프로젝트로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의 큰 승리”라며 “연간 54만톤의 필수 자재를 생산하는 최첨단 제련·가공 시설”이라고 평가했다.

자금 조달 구조를 두고는 ‘공동 투자’라기보다 고려아연이 대규모 차입과 보증을 떠안는 형태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되는 합작법인 크루시블 메탈스의 자본금은 약19억40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미국 정부가 직접 지분 형태로 투입하는 자금은 프로젝트 전체의 일부에 그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CHIPS·과학법에 따라 크루시블 메탈스에 2억1000만달러(약3100억원)의 직접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나머지 재원에는 미국 정부 및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장기 차입이 포함돼 있어 차입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재무 부담의 핵심은 채무보증 규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크루시블 메탈스의 차입에 대해 제공하기로 한 보증액 8조3931억원은 2024년 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상 자본총계 7조5954억원의 약110%에 해당한다.

시장에서는 통상 자기자본을 넘어서는 보증이 우발채무로 인식돼 향후 신용도와 재무구조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출에 참여한 JP모건 등 민간 대주단은 원금 대비 106% 보증에 5년 만기를 조건으로 제시한 반면, 미국 전쟁부(DOW)는 128% 보증과 2040년까지 15년 만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구조는 경영권 분쟁과도 맞물려 있다. 최대주주 측인 영풍과 재무적 투자자 MBK파트너스는 미국 제련소 투자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미국 정부와 기업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주를 넘겨 고려아연 지분 약10%를 취득하게 하는 구조가 지배구조와 주주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두 주체는 자기자본을 웃도는 채무보증까지 더해지면 재무 리스크가 과도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고려아연은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정관과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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