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올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입차 강세 등 하방 요인도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26년 주요국 자동차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52개국 완성차 판매가 9천71만대로 지난해보다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15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완성차 판매는 중국 2천934만대(5.9%↑), 미국 1천642만대(2.0%↓), 인도 557만대(2.2%↑), 일본 476만대(4.2%↑), 독일 317만대(0.3%↓) 순으로 예상됐다. 다만 연구원은 중·일 갈등을 비롯한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감안하면 최종 성장률은 지난해(2.2%)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중국·일본의 경우 양국 갈등이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해 큰 폭의 하향 조정이 필요하며, 브라질은 베네수엘라발 지정학 이슈가 남미 전반에 파급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시장은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과 생산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내수 판매는 172만대로 지난해보다 1.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 가운데 국산차는 0.5% 증가한 136만1천대, 수입차는 6.9% 늘어난 35만8천대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완성차 수출은 273만6천대에서 273만7천대로, 생산은 409만대에서 409만8천대로 소폭 증가에 그쳐 전체적으로는 횡보 수준이라는 평가다. 연구원은 내수(국산차)와 수출, 생산 모두 하방 압력이 존재해 실제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수 측면에서는 테슬라와 중국계 제조사 등 수입차 강세 가능성이 변수로 지목됐다. 수출의 경우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수요 둔화와 정책 변수 등으로 인한 소폭의 하방 압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령화·고금리·수요 포화에 더해 전기차 전환 국면에서의 경쟁 심화까지 겹치며 국내 완성차 산업이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1∼11월 기준)에는 중국, 인도, 일본이 글로벌 시장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한국은 수입차 호조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3.8% 증가한 2천482만3천대를 기록해 글로벌 판매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했고, 미국은 1천518만3천대(1.9%↑), 인도 507만대(4.1%↑), 일본 422만4천대(3.4%↑) 순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은 155만대로 2.8%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테슬라가 전년의 2배 수준인 5만5천대가 팔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테슬라 판매가 전년 수준에 그쳤다고 가정할 경우 국내 판매 증가율은 2.8%에서 1.0%로 낮아지는 만큼, 수입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수요 구조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