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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준 없는 사립대 ‘폐과·교원 직권면직’은 위법...법원, 대학가 무분별한 구조조정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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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준 없는 사립대 ‘폐과·교원 직권면직’은 위법...법원, 대학가 무분별한 구조조정에 ‘제동’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6-18 11:19

학령인구 감소 핑계로 교수 내쫓는 대학들
법원 "인사 자율성 인정되나 교원 신분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 훼손해선 안 돼"

법률사무소 안목 문윤식 대표변호사
법률사무소 안목 문윤식 대표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사립대 교수 A씨 등 2명이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 취소 소송의 1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대학 측의 일방적인 직권면직 처분이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해 달라는 교수들의 청구를 기각했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법원이 다시 뒤집은 것이다.

이 사건은 A씨 등이 재직하던 대학이 지난 2020년 신입생 충원율을 100% 달성하지 못하자 '학과구조개편 및 입학정원 조정안'을 의결하면서 촉발됐다. 대학 측은 2024년 학과 재적생이 0명이 되자 학과를 폐지하고 A씨 등 2명의 교수를 면직 처분했다. 교수들은 이 같은 처분이 사립학교법이 규정한 교원 신분 보장 조항에 위배된다며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이마저 기각되자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본 소송의 최대 쟁점은 '사립학교 교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등 특정한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면직되지 아니한다'고 규정된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의 해석이었다. 대학 측은 동 조항 단서에 명시된 예외 규정, 즉 '학과의 개편 또는 폐지로 인하여 직책이 없어진 경우'를 근거로 들어 해당 직권면직 처분이 정당한 재량권 행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법리적 판단은 엄격했다. 재판부는 "법정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에도 학교법인이 구조조정 등의 사유로 면직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교원의 신분을 고도로 보장하고자 하는 사립학교법 제56조의 입법 취지를 잠탈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즉, 대학의 인사 자율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교원의 고용 안정성을 위협하는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로 지방 사립대학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당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을 받는 교원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이 사립대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용권자의 재량권이 남용되는 현실에 급제동을 건 판결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대 소멸 위기가 심화되면서 대학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계약직 교수의 재임용을 거부하거나 정규직 교수마저 직권면직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임용권자가 특정 교수를 인위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자의적인 평가 기준을 적용하거나 형식적인 요건을 급조하는 등 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교원의 신분상 지위가 개인의 생계는 물론 학문의 연속성과도 직결된 지극히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대학 재단을 상대로 개인이 홀로 법리적 대응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학 측은 인사 자율성을 방패 삼아 절차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일반 개인이 학칙이나 정관의 위반 여부, 평가 지표의 왜곡을 입증해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대학의 인사 처분이 내려진 후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거쳐 행정소송에 이르기까지, 대학 측이 내세운 폐과 기준의 위법성과 면직 회피 노력의 부실함을 논리적으로 파헤쳐야 승산이 있다. 교원 소청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사전에 명확한 법리적 방어벽을 구축하는 것만이 부당한 구조조정으로부터 교원의 정당한 권리와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도움말 법률사무소 안목 문윤식 대표변호사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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