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어린이집 유아 6850명의 체격과 체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유아일수록 평형성, 민첩성, 순발력 등 주요 체력요인의 수행 수준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더파워 이우영 기자] 서울시가 어린이집 유아 6850명의 체격과 체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유아일수록 평형성, 민첩성, 순발력 등 주요 체력요인의 수행 수준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유아 비만 예방을 위해 단순한 체중 관리뿐 아니라 충분한 신체활동과 체력 향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대한비만학회와 함께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울형 유아 체력장’을 실시하고, 유아의 체격과 체력, 가정 내 건강생활 실태, 어린이집 신체활동 환경을 조사·분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유아 비만예방 사업인 ‘서울아이 뛰움’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분석 대상은 만 3세 1147명, 만 4세 2563명, 만 5세 3140명이다.
측정은 기본 체격 검사와 함께 V자 앉기, 윗몸 앞으로 굽히기, 한발로 서기, 5m 왕복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등으로 이뤄졌다. 각각 근지구력, 유연성, 평형성, 민첩성, 순발력 등을 확인하는 항목이다.
분석 결과 서울 유아들의 체격은 연령 증가에 따라 전반적으로 정상적인 성장 발달 흐름을 보였다. 질병관리청 소아청소년성장도표 기준으로 신장, 체중, BMI가 대체로 적정 범위인 50백분위수 수준에 해당했다.
평균 신장은 만 3세 99.10cm, 만 4세 105.57cm, 만 5세 112.10cm로 증가했다. 평균 체중도 만 3세 15.80kg, 만 4세 18.03kg, 만 5세 20.38kg으로 늘었다. 만 3세에서 만 5세로 성장하면서 평균 신장은 13.00cm, 평균 체중은 4.58kg 증가한 셈이다.
체력 역시 연령이 높아질수록 전반적으로 발달하는 흐름을 보였다. 근지구력은 만 3세 8.44초에서 만 4세 20.04초, 만 5세 33.20초로 증가했다. 평형성도 7.01cm에서 14.41cm, 25.39cm로 높아졌다.
순발력을 보는 제자리멀리뛰기는 만 3세 57.74cm, 만 4세 75.71cm, 만 5세 90.11cm로 증가했다. 민첩성을 측정하는 5m 왕복달리기는 시간이 짧을수록 좋은데, 만 3세 15.15초, 만 4세 12.60초, 만 5세 10.85초로 나타났다.
문제는 BMI가 높은 유아군에서 일부 체력요인의 저하 경향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전체 대상자 중 체질량지수 85백분위수 이상에 해당하는 과체중·비만 유아는 17.9%였다. 연령별로는 만 3세 19.1%, 만 4세 17.7%, 만 5세 17.8%였다.
연령별로 보면 만 3세에서는 BMI 수준에 따른 체력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 4세부터 순발력 저하 경향이 나타났고, 만 5세에서는 BMI가 높을수록 평형성, 민첩성, 순발력이 낮아지는 양상이 더 명확하게 확인됐다.
다만 모든 체력 항목이 BMI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만 5세 그룹에서 유연성은 과체중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고, 근지구력은 BMI 수준과 큰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유아의 신체활동 실태를 함께 보기 위해 보호자 1058명과 보육교사 2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분석했다.
보호자 설문에서는 하루 3시간 이상 신체활동을 한다고 응답한 유아가 25.7%로 집계됐다. 하루 1~2시간 활동한다는 응답은 38.6%, 2~3시간은 29.9%였다. 세계보건기구가 만 5세 미만 아동에게 하루 총 180분 이상의 다양한 신체활동을 권고하고 있는 만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기회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보육교사 설문에서는 유아의 신체활동 경험이 개인의 체격이나 체력뿐 아니라 어린이집의 신체활동 환경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활동 전문가가 있거나 다양한 놀이·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일수록 아이들이 새로운 움직임을 경험하고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아의 신체활동 방식도 연령에 따라 달라졌다. 보호자 설문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가정에서의 자유놀이 비중은 줄고 태권도, 발레, 축구교실 등 사교육이나 프로그램을 통한 신체활동 비중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시는 유아기에는 특정 운동기술을 익히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놀이와 움직임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체중 관리 중심의 접근보다 가정과 어린이집, 지역사회가 함께 신체활동 기회를 넓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는 앞으로도 유아의 비만도와 체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체격·체력 측정을 매년 실시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연도별 변화 추이를 분석해 유아 비만예방 사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취학 전 유아뿐 아니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체력장’도 확대해 성장 주기별 체력 측정과 맞춤형 건강관리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영창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유아기 비만예방은 아이들의 체중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성장과 건강생활 습관 형성, 충분한 움직임을 함께 지원하는 일”이라며 “유아 시기부터 체력 수준을 알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성장 주기별 체력 관리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