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투표 통계 조작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선관위 실무진이 투표자 수 오입력 실수를 숨기기 위해 선거관리시스템 통계 수치를 임의로 고친 정황을 포착한 데 따른 것이다.
24일 연합뉴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관위와 경기도 선관위 실무진급 관계자들로부터 허위 입력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6·3 지방선거 당시 지역 투표소 관리를 담당한 선관위 실무자급 직원들이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한 뒤, 이를 정식 절차 없이 임의로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입력이 발생하면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를 거쳐 수치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실무자가 선거관리시스템에 숫자를 허위 입력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합수본은 전날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와 송파구·강남구·서초구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중앙선관위와 경기도 선관위 실무진급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공전자기록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선관위 직원들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허위 입력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최종 투표율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시간대에 잘못 입력된 투표자 수를 이후 추가 수정해 최종 숫자를 맞췄으니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사팀은 이 같은 해명이 설득력이 낮다고 보고 있다. 선관위는 투표 당일 시간대별 투표율을 공개하고, 유권자들은 이를 참고해 투표 여부나 시점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투표율만 맞는다고 해서 시간대별 통계의 정확성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시간대별 투표율 역시 선거 정보로 공개되는 만큼 허위 입력이 있었다면 선거관리 신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합수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중앙선관위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확보한 전산자료와 입력 기록, 결재 절차 이행 여부 등을 분석해 허위 입력 경위와 관여자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당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투표율 통계 조작 정황이 새롭게 포착되면서 선거관리시스템 운영 전반으로 수사 범위가 넓어지는 분위기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동작구 선관위 사무국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서도 중앙선관위 관계자 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다.
선거관리기관이 제공하는 투표율 정보는 단순 통계가 아니라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적 정보다. 합수본은 선관위 실무진의 임의 입력이 단순 실수 은폐를 넘어 공전자기록의 신뢰를 훼손한 행위인지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