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조성복 기자]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특례수입 승인을 받았다. 이번에 들어오는 백신은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에게 우선 접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질병관리청이 요청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에 대한 특례수입을 승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의약품 특례수입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해외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전날 질병관리청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될 예정인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약 6만명분)에 대해 식약처에 특례수입을 신청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질병청과 식약처의 합동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과 해외 접종 사례 등을 종합 고려해 화이자 백신에 대한 특례승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례수입 물량은 코백스로부터 세부 공급 일정이 확정되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이달 중순 이후에 국내 수입될 예정이다.
특례수입된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게 접종된다.
특히 특례수입 승인을 받은 만큼 관련 절차가 대폭 간소화해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처장은 "현재 약사법에 따르면 특례수입 승인의 경우 (국가출하승인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처음 도입되고 사용되는 백신인 만큼 질병청과 함께 품질검증 방법에 대해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코백스로부터 들어오는 이번 화이자 백신은 앞서 정부가 한국화이자를 통해 수입하는 백신 물량과는 구분된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달 25일 식약처에 백신에 대한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코백스로부터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의 특례수입 승인과는 별개 절차다. 식약처 역시 한국화이자제약의 품목허가 신청에 대한 심사를 별도로 진행 중이다.
화이자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활용해 개발된 핵산 백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승인한 최초의 백신이기도 하다. 현재 전 세계 28개 규제기관에서 긴급사용승인 또는 조건부 허가를 받고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에서 접종 중이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예방효과는 95%였고, 예측 불가능한 중대한 이상사례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제조기간이 짧아 단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RNA가 쉽게 분해되는 등 불안정해 보관과 유통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보관·유통할 경우 영하 60~90도의 초저온 콜드체인이 필요하다.
또 만 16세 이상 전 연령층에 21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해야 한다.
만 16세 이상만 접종 가능하다고 해서 화이자 백신만 접종 연령대를 다르게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계획이다.
나성웅 질병관리청 차장은 "화이자 백신은 16세까지 접종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정부는 모든 백신을 한꺼번에 집단 접종하는 게 목표이므로 18세 이상에 접종할 것"이라며 "당장 특례수입으로 들어오는 물량은 의료인에 접종되므로 해당 사항이 없으며, 향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접종대상에 대해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