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당초 CJ올리브영 상장을 통한 승계 가능성이 높았으나 중복상장 이슈 등이 제기되면서 CJ㈜와의 합병 가능성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이 최근 한국뷰티파이오니어가 보유한 지분 11.28%를 자사주로 매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승계 전략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매입으로 올리브영의 자사주는 22.58%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원래 해당 물량에 대해 3년 이내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1년 만에 조기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4세 경영 승계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이루어질 경우 CJ㈜의 올리브영 지분율이 51.15%에서 66.05%로 증가하는 등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의 올리브영 지분은 현재 11.04%에서 14.26%로,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의 지분은 현재 4.21%에서 5.44%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J그룹이 최근 추진 중인 그린바이오 사업 매각 자금으로 식품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하기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CJ㈜가 최대주주로 51.15%,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가 22.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각각 11.04%, 4.21%를 보유 중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CJ올리브영의 상장 대신 CJ㈜와의 합병 방안이 현실적으로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증권사들은 CJ올리브영 기업가치를 6조5000억원, CJ㈜의 시가총액을 3조8000억원으로 평가하면서, 합병이 성사될 경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CJ㈜가 올리브영을 합병하고 주요 주주인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실장에게 합병 대가로 CJ㈜ 신주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승계 작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CJ㈜ 보통주 3.2%, 신형우선주 29.1%(실질 지분율 약 6.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경후 실장은 CJ㈜ 보통주 1.47%와 우선주 113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4조7899억원, 순이익 4702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정관 변경 및 KDB생명타워 인수 등 자산 가치 제고 활동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