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유예에 뉴욕증시 폭등…코스피도 장 초반 5% 급등 ‘사이드카’ 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결정에 미국 뉴욕증시가 폭등하자, 10일 국내 증시도 장 초반 강세를 보이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5% 가까이 오르며 8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오전 9시 24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24포인트(4.98%) 오른 2,407.94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장 초반 2,42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29.98포인트(4.66%) 오른 673.37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6% 가까이 급등하자 유가증권시장에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6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발동된 조치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주가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시키는 제도로, 시장 과열 또는 급락 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다.

이날 코스피200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7.55포인트(5.76%) 오른 322.20을 기록하며 사이드카 발동 요건을 충족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6,1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98억원, 33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동반 ‘사자’에 나섰다. 반면 개인은 1,516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전날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이후 급등했다. 나스닥은 12.16% 폭등하며 1만7124.97을 기록했고, S&P500 지수는 9.52% 오른 5456.9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87% 상승한 4만608.4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의 이날 상승률은 2001년 이후 최대폭의 두 번째 기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9일, 중국을 제외한 75개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유예 기간 동안 해당 국가에는 기존 25%의 관세가 아닌 10%의 기본 관세가 적용되며, 이후 협상을 통해 추가 조정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125%로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급등세도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엔비디아(18.72%), 테슬라(22.69%), 애플(15.33%) 등 기술주가 크게 오르면서 전기전자, 기계장비, 운송장비 등 관련 국내 업종도 강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6.38%), 기계 장비(6.08%), 운송장비 부품(5.66%) 등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상승세다. SK하이닉스(11.15%), 삼성전자(4.43%), LG에너지솔루션(5.89%), 현대차(6.52%), 셀트리온(5.24%) 등이 급등하고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8.1원 내린 1,446.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전쟁 완화 기대에 따른 안전자산 회피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기조 변화 여부와 중국의 대응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