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아 바이오 사업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임직원을 격려하고, 그룹의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바이오 부문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행보다.
이 회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방문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방문은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한 이후 처음으로, 분할 이후의 신사업 전략과 조직 체계 개편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회장은 최근 가동에 들어간 제5공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제5공장은 1~4공장의 최적화 사례를 반영해 구축된 18만 리터 규모의 대형 생산시설로, 이 공장 가동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세계 최대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현장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사업지원TF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으며, 이 회장은 중장기 사업 전략과 글로벌 수주 확대 계획 등도 함께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은 격려 차원도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5473억 원, 영업이익 1조3200억 원을 기록하며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대형 글로벌 계약을 잇따라 수주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22일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이원화하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10월 1일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전문 기업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 중심의 지주회사로 각각 특화된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 방문을 마친 뒤,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업장도 함께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