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지붕에서 고공농성을 이어온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땅으로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파워 유연수 기자]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2022년 구미공장 화재 이후 총 647억원의 화재보험금을 수령하고도 공장 복구 대신 정리해고와 폐업을 강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경향신문은 회사는 충분한 보험금을 확보했음에도 피해 복구 노력 없이 사업을 접고 생산 물량을 이전했다고 보도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옵티칼은 최근 삼성화재와 기업휴지위험담보금 122억원 지급에 합의했다. 이미 수령한 재물담보금 405억원, 적하보험금 120억원에 더해 총 647억원의 화재보험금을 타게 된 것이다.
일본 닛토덴코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옵티칼은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같은 해 12월 법인을 청산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17명은 2023년 2월 정리해고됐으며, 구미공장의 생산 물량은 평택공장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됐다.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거부했다. 해고 노동자 박정혜 씨는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공장 옥상에서 600일간 고공농성을 벌였지만 사측은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한국옵티칼이 보험금으로 충분히 복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소방청은 ‘한국옵티칼 화재현장조사서’에 “화재보험이 가입돼 있어 피해 복구에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고 기록했으며, 소방청 관계자는 “보상금으로 충분히 복구가 가능하다는 조사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옵티칼은 ‘복구에 3년 이상 장시간 소요’와 ‘경영 유지 어려움’을 이유로 폐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화재 직후 복구를 위한 조치가 없었으며, 오히려 2022년에만 124명을 신규 채용해 전년보다 110명 증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채용을 기록했다. 쌍둥이 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은 화재 이후에도 꾸준히 신규 인력을 채용했고 영업이익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옵티칼은 정부로부터 토지 무상임대와 세제 감면 등 각종 혜택을 받으며 약 20년간 영업해 왔다. 임대료 62억7000만원, 취득세 6억3500만원, 재산세 1억5900만원을 감면받았음에도 고용 책임은 회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주영 의원은 “한국옵티칼은 피해복구가 가능한 수준의 보험금을 받고도 지난 3년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이윤만 챙기고 고용은 외면하는 외투기업의 전형적인 비윤리적 행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