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부동산 PF 리스크와 내부통제 제재 이력, 실적 둔화가 겹치며 KB증권 김성현 대표의 6연임을 둘러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 하락과 과거 제재 이력이 연말 인사 논의의 핵심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8% 줄었다. 같은 기간 주요 증권사들은 모두 순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6509억원으로 97% 늘었고, 미래에셋증권은 3438억원으로 19% 증가했다. NH투자증권도 2831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KB증권은 실적 둔화 배경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는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내부통제와 관련된 제재 이력은 연임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KB증권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 제재 대상에 포함된 바 있으며, 랩·신탁 부문 채권 운용 과정에서 위반 행위가 적발돼 금융위원회로부터 기관경고 제재를 받은 이력도 있다.
여기에 KB금융그룹 내부에서 이어져온 세대교체 논의도 김 대표의 거취 변수로 지목된다. 양종희 회장은 취임 이후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며 2023년 말 KB손해보험·자산운용·저축은행 등에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고, 2024년에도 주요 계열사 대표를 상당수 교체했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연차가 높은 편으로 분류된다.
KB금융은 이달 말 계열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계열사 대표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절차를 개시해야 하는 만큼, 이달 말 후보군 압축 후 다음달 중순 최종 후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제기된다.
올해는 총 7개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연말 종료된다. KB증권의 김성현 IB부문 대표와 이홍구 WM부문 대표, KB손해보험 구본욱 대표, KB자산운용 김영성 대표, KB저축은행 서혜자 대표, KB캐피탈 빈중일 대표, KB부동산신탁 성채현 대표 등이다. 이 가운데 김 대표와 이홍구 대표를 제외한 5명은 지난해 1월 선임돼 올해로 2년 임기를 채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실적, 조직관리, 세대교체 여부, 비은행 포트폴리오 전략과의 정합성 등이 핵심 평가 항목으로 거론된다. 특히 김성현 대표는 2019년 1월 취임 이후 다섯 차례 연임하며 장기 재임 중이지만, 연령대와 제재 이력, 경쟁사 대비 실적 정체 등이 그의 6연임 논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