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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ISSUE] 중동 악재에도 금값 급락한 이유…달러·금리·개미 매도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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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ISSUE] 중동 악재에도 금값 급락한 이유…달러·금리·개미 매도 겹쳤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3-25 15:27

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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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는데도 대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오히려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이번 금값 하락은 전쟁 자체보다 달러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소매 투자자 중심의 과열 해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5일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금 가격 조정이 과거 안전자산 선호 국면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금값이 오르지만, 이번 이란 전쟁 국면에서는 금 가격이 2월 27일 온스당 5224달러에서 3월 24일 4354달러로 약 17%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값 상승을 이끌던 변수 가운데 전쟁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는 매크로 환경이 꼽혔다.

실제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약해졌다. 선물시장은 2027년 상반기까지 금리 동결 가능성을 반영했고,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안전통화 선호 심리까지 겹치며 달러 가치도 상승했다. 금은 통상 달러와 금리에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 만큼 이런 환경 변화가 금값 하락 압력을 키웠다는 해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매크로 변수만으로 최근 낙폭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와 안전자산 선호를 감안하면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금 시장 참여자 구도의 변화를 지목했다. 장기간 이어진 금값 상승 랠리 속에서 ETF와 선물시장을 통한 소매 자금 유입이 급격히 늘었고, 가격이 꺾이자 이들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조정 폭을 키웠다는 것이다.

펀드 자금 흐름을 보면 기관 투자자들은 올해 3월 이후 금 포지션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익스포저를 줄인 반면, 소매 투자자들은 올해 2월까지 누적 730억달러 규모의 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1월까지 금 ETF의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벌어졌는데, 이는 소매 투자자 매수세가 지정참가회사(AP)의 처리 속도를 웃돌 정도로 집중됐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후 2월부터 해당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되며 소매 수요 둔화 조짐도 확인됐다.

선물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CFTC 보고 의무가 없는 소규모 계약은 통상 개인투자자 자금 흐름을 추정하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올해 1월 이후 금 선물의 비보고 대상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며 소매 투자자들의 포지션 정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1월 이후 CME가 귀금속 증거금 요건을 강화하면서 마진콜에 따른 강제 청산 가능성도 커졌다. 가격 하락이 추가 청산을 부르고, 추가 청산이 다시 가격을 끌어내리는 흐름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금값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이 반복적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사태가 진정된 뒤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나며 금값 반등을 지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고서는 금 가격 저점을 온스당 3900달러 수준으로 제시하며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시장 과열을 주도했던 소매 자금이 빠져나가며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에 대한 우호적 시각을 유지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가 재차 형성되면 금값 상승을 다시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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