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안혜진/연합뉴스[더파워 최민영 기자]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선수 인생의 방향은 완전히 바뀌었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여자배구 세터 안혜진이 결국 한국배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징계를 받았다.
한국배구연맹은 27일 서울 마포구 연맹 사무국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안혜진에게 엄중 경고와 제재금 500만원 처분을 내렸다.
음주운전 적발 이후 대표팀 제외와 FA 미계약으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공식 징계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날 안혜진은 검은 정장 차림으로 상벌위에 출석해 직접 소명했다. 상벌위가 끝난 뒤에는 취재진 앞에 나와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법률대리인 설명에 따르면 안혜진은 자정 무렵부터 오전 6시 30분까지 지인과 식사 자리를 가졌고, 음주는 오전 3시 30분쯤까지였다.
이후 음료를 마시며 차량에서 쉬었다가 이동하던 중 요금소 부근에서 연석을 충돌했고, 현장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32%가 나와 면허정지 수준으로 확인됐다.
연맹은 음주운전을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징계 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사정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선수와 구단이 자진 신고한 점, 반성 의사를 보인 점, 이미 국가대표 선발이 취소됐고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한 시즌 공백이 예정된 점 등이 반영됐다.
다만 제재금 500만원은 현행 규정상 최소 액수여도, 이번 징계가 결코 가볍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경기장 밖 파장이 이미 선수 경력 전체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안혜진은 2025-2026시즌 GS칼텍스의 주전 세터로 뛰며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챔피언결정전 직후만 해도 대표팀 재합류와 FA 대형 계약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던 선수였다.
그러나 16일 음주운전 적발 이후 18일 대표팀 제외, 21일 FA 미계약, 27일 상벌위 징계로 이어지며 흐름은 급전직하했다.
코트 안에서 되찾은 입지보다 코트 밖 한 번의 잘못이 훨씬 큰 흔적으로 남은 장면이었다.
최민영 더파워 기자 xxoz@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