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자동차 전동화와 전장화가 확산되면서 차량 구매 이후에도 일부 기능을 구독 형태로 이용하도록 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미 구매한 차량에 탑재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반복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구조는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28일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기반으로 차량 판매 이후에도 구독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사들은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추고 필요한 기능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소비자단체는 실제로는 이미 차량에 장착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용을 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봤다.
단체는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전통적인 구독 서비스나 렌털 서비스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유·신문 구독은 새로운 재화가 반복 제공될 때마다 소유권이 이전되는 구조이고, 렌털은 소유권이 사업자에게 남아 있는 상태에서 사용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반면 커넥티드카 서비스는 차량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이전된 뒤에도 탑재 기능 이용이 제조사의 추가 승인과 과금 구조에 묶일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민법상 소유자는 법률 범위 안에서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권리가 있다며, 제조사가 차량 소유권을 이전한 뒤에도 별도 구독이나 추가 비용을 전제로 기능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소유권의 본질적 권능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법원 판례가 물권법정주의와 소유자의 배타적 사용·수익 권능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공정거래 측면의 문제도 제기했다. 단체는 자동차 제조사가 개별 소비자보다 우월한 거래상 지위에 있는 만큼, 차량 판매 이후 일부 기능 이용에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정상적인 차량 거래 관행을 벗어나 소비자에게 사후 비용 부담을 전가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전 기능까지 구독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안전과 직결된 기능은 구독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며, 이미 장착된 기능에 대한 구독 과금을 중단하고 구매한 기능이 차량에 속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커넥티드카 서비스 구독 구조 전반을 조사해 거래상 지위 남용과 불공정 거래 요소를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기술 발전은 소비자의 권익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자동차는 소비자가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소유권을 취득하는 고가 자산인 만큼, 소유권이 이전된 차량의 기능을 제조사가 지속적인 수익 목적으로 통제하는 구조는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