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총파업을 예고했던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돌입 전날 밤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결렬 이후 파업 가능성이 커졌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한 추가 교섭에서 막판 접점을 찾으면서 당장 예정됐던 총파업은 유보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20일 밤 경기 수원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교섭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진행됐으며, 노사는 장시간 논의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21일부터 6월7일까지 예고했던 총파업은 일단 멈춰 섰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올해 임금협상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이번 협상은 성과급 체계와 임금·복리후생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가 핵심 쟁점이었다. 노조는 성과인센티브 제도의 투명성과 보상 기준 개선을 요구해왔고, 사측은 사업부별 실적과 경영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협상은 파업 직전까지 진통을 겪었다. 앞서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노조가 총파업 방침을 고수하면서 삼성전자의 생산라인과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렸다.
정부 안팎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국가 경제와 산업 현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긴급조정권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다만 정부는 강제 조정보다는 노사 대화를 통한 해결을 우선했고, 막판 추가 교섭이 성사되면서 파국은 피하게 됐다.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할지는 남은 변수다. 노조가 총파업을 철회가 아닌 유보로 정리한 만큼,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라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를 계기로 임금협상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합의안 설명과 조합원 투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계는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졌던 만큼, 이번 잠정합의가 노사관계 안정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