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한화큐셀이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을 우주 환경에서 검증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 샘플을 달 탐사선에 탑재하는 우주 태양광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실증은 한화큐셀이 개발 중인 탠덤 셀의 우주 환경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탠덤 셀은 페로브스카이트 상부 전지와 실리콘 하부 전지가 서로 다른 파장대의 빛을 활용하는 구조로, 기존 단일 접합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한화큐셀 독일법인은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가 참여하는 SSTEF-1 우주 과학기술 실증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합류해 탠덤 셀 샘플을 제공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자금을 지원하고 미국 이지스 에어로스페이스가 총괄하는 우주기술 실증 프로그램이다.
조지아 공과대학교 산하 비영리 응용연구기관인 GTRI는 우주 환경에서 태양광 셀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한화큐셀의 탠덤 셀을 실증 제품으로 선정했다. 연구는 GTRI 수석 연구 엔지니어이자 조지아 공대 우주연구소 총괄책임자인 W. Jud Ready가 이끈다.
GTRI는 한화큐셀의 탠덤 셀 샘플을 달 탐사선 표면에 설치해 우주 환경에 노출시키고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진공, 극심한 온도 변화, 자외선, 우주방사선 등 지상과 다른 조건에서 탠덤 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평가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제공되는 샘플은 한화큐셀 독일 탈하임 R&D센터가 제작했다. 한화큐셀은 실증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주 태양광 기술 연구개발 방향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주 태양광은 위성, 탐사선, 우주 인프라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기술이다. 한화큐셀은 탠덤 셀이 기존 우주용 태양전지 수준의 높은 효율을 구현하면서도 같은 설비용량 대비 중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발사와 운용 비용이 중요한 우주 분야에서 경량화는 기술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상용 탠덤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큐셀은 자체 개발·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모듈로 국제전기기술위원회 IEC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 측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모듈이 해당 인증을 받은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큐셀은 2024년 12월 상업적 양산 확장이 가능한 대면적 풀사이즈 M10 규격 탠덤 셀에서 28.6%의 효율을 기록하고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시스템연구소 CalLab의 독립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이번 IEC 인증은 셀 단위 효율 검증을 넘어 모듈 단계의 장기 신뢰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태양광 모듈은 개별 셀을 연결한 뒤 유리, 봉지재, 접합부 등 여러 소재와 공정을 결합한 제품이다. 실제 옥외 환경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모듈 단계의 내구성과 품질 검증은 상용화 과정의 핵심 절차다.
한화큐셀은 자체 제작한 탠덤 모듈로 다중 접합 성능평가 프로토콜의 탠덤 특화 출력 측정 요건과 지상용 태양광 모듈 설계 적격성 국제 표준을 동시에 적용한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인증은 글로벌 태양광 인증기관 티유브이 라인란드를 통해 진행됐다. 한화큐셀의 탠덤 모듈은 IEC와 미국 안전 시험기관 UL의 국제 표준을 기준으로 자외선 노출, 동적 기계 하중, 열사이클, 습열, 습동결, 복합 시퀀스 테스트 등 신뢰성 평가 항목에서 기준을 충족했다.
실제 옥외 환경에서의 성능 검증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독일 탈하임 R&D센터와 제3자 실증 기관에서 각각 약 1년, 6개월간 탠덤 모듈을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 안정적인 발전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지상용 탠덤 제품의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9년으로 잡고 있다. 동시에 이번 우주 실증 참여를 계기로 탠덤 기술의 적용 범위를 우주 태양광 분야로 넓히는 연구도 추진한다.
박승덕 한화큐셀 대표이사는 “우주 태양광은 지상 태양광의 한계를 넘어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원”이라며 “한화큐셀은 태양광 제조업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주 태양광 시대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