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넘어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 체급을 키우고 있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구축한 물류·기술 인프라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만들고, 대만과 파페치 등 신사업이 성장축으로 더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도 넓어지는 흐름이다.
쿠팡은 2025년 연간 매출 34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7300만달러, 쿠팡 주주에게 귀속되는 순이익은 2억8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투자 확대, 일회성 비용 부담이 있었지만 연간 기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핵심은 상품 커머스 부문의 체력이다. 쿠팡의 2025년 상품 커머스 부문 매출은 296억달러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조정 EBITDA는 25억달러, 조정 EBITDA 마진은 8.4%를 기록했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마켓플레이스 등 본업에 가까운 상품 커머스 부문이 여전히 쿠팡 실적의 중심축이라는 뜻이다.
올해 1분기에도 외형 성장은 이어졌다. 쿠팡은 2026년 1분기 매출 8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상품 커머스 부문 매출은 72억달러로 4% 늘었고,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3억달러로 28% 증가했다. 상품 커머스 활성 고객은 2390만명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는 영업손실 2억4200만달러와 순손실 2억6600만달러가 발생했다. 다만 이는 데이터 사고 대응에 따른 보상과 신사업 투자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단기 수익성에는 부담이 있었지만, 쿠팡이 장기 고객 신뢰 회복과 성장 인프라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을 단순한 적자 전환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쿠팡의 강점은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구축한 엔드투엔드 구조다. 상품 입고와 보관, 포장, 배송, 반품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자체 물류망과 기술 시스템으로 연결해 배송 속도와 서비스 품질을 높여왔다. 이 구조는 국내 이커머스 경쟁에서 쿠팡을 차별화한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특히 로켓배송은 단순한 빠른 배송 서비스가 아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됐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상품을 전국 고객에게 연결하는 유통 채널로 기능한다. 쿠팡이 2027년까지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대부분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쿠팡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투자는 단기 비용 부담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류 효율과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글로벌 체급도 커지고 있다. 쿠팡은 2026년 포춘 500대 기업 순위에서 132위에 올랐다. 2025년 매출 345억달러를 바탕으로 4년 연속 포춘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순위도 전년보다 상승했다. 국내에서 출발한 커머스 기업이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쿠팡의 성장 단계를 보여준다.
신사업 부문도 장기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에는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핀테크, 대만 사업, 파페치 등이 포함된다. 2025년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49억달러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28% 늘었다.
물론 성장사업은 아직 투자 단계다. 2025년 성장사업 부문 조정 EBITDA는 9억95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손실이 이어졌다. 하지만 쿠팡은 본업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과 물류·기술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키우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쿠팡의 올해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상품 커머스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면서 대만, 파페치,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의 손익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느냐다. 단기 비용보다 장기 플랫폼 가치에 무게를 둔다면 쿠팡의 현재 투자는 다음 성장 단계를 위한 리빌딩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쿠팡은 이제 단순 온라인 쇼핑 기업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물류, AI, 콘텐츠, 음식배달, 핀테크,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까지 연결하는 커머스 생태계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345억달러 매출을 넘어선 쿠팡의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수익성 높은 글로벌 플랫폼 구조로 안착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