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감사원이 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회계검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은 제한됐지만, 예산 집행과 계약, 물품 관리 등 회계 영역은 감사원이 살펴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호철 감사원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회계검사를 위한 자료수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자료수집을 거쳐 검사 범위와 기간, 주요 점검 사항을 정한 뒤 이르면 7월 현장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철 감사원장 기자간담회/연합뉴스
이번 검사는 최근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회계·계약·물품관리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감사원은 선거 과정에서 사용된 예산이 적정하게 집행됐는지, 투표용지와 선거 장비·물품의 계약 및 관리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다만 이번 검사가 선관위의 선거관리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감사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선관위 공무원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따지는 직무감찰은 할 수 없다. 대신 기관의 수입과 지출, 계약, 물품 취득·보관·처분 등 재정활동을 확인하는 회계검사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확인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된다. 투표용지 인쇄 계약이나 선거 물품 구매, 선거 경비 집행과 정산 등은 회계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선거인 명부 관리, 선거법 해석, 인력 배치, 투표용지 배분 판단 등 선거관리 자체의 적정성은 직접적인 검사 범위에 넣기 어렵다.
김 원장은 “선관위 직무감찰은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헌법기관에 대한 회계검사는 감사원에 주어진 책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선관위 회계검사에서 선거 경비의 목적 외 지출, 부실 정산, 선거 장비와 물품의 부당 구입·방치 등이 지적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중앙선관위뿐 아니라 각급 선관위의 관련 회계 자료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사 범위는 이번 지방선거에만 한정되지 않고, 마지막 정기감사 이후 이뤄진 재정 집행과 물품관리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계검사는 선관위에 대한 외부 통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된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이지만, 선거 관련 예산과 물품 관리가 국민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회계 영역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돼 왔다.
김 원장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회계 집행과 재정 운용에 대해 유의미한 결과를 살펴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