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알츠하이머병 항체치료 200례를 기록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5월 기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항체치료 200례를 달성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치료 실적은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가 각각 독립적인 처방 주체로 치료를 운영한 결과다. 서울성모병원은 두 진료과가 치매 치료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진단부터 투약, 장기 추적관찰까지 연계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신경과 단독 치료에 머무르지 않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항체 치료제를 도입해 진료·처방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인지기능 저하로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가 어느 진료과를 방문하더라도 같은 수준의 평가와 치료 연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조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뇌 속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신경세포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24년 말부터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아밀로이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가 임상 현장에 도입됐다. 이 치료제는 기존 증상 완화 중심 치료와 달리 질병 진행을 늦추는 질병수정치료를 목표로 한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는 아니다. 아밀로이드 PET 또는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뇌 속 이상 단백질 침착이 확인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
치료 방식도 정기적인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해당 치료제는 알약이 아니라 2주 간격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여되기 때문에 전용 주사 공간과 전담 간호 인력, 추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안전 모니터링도 핵심 절차다. 치료 중에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으로 불리는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형태의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정해진 일정에 따라 고해상도 뇌 MRI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간호부 등 병원 내 인프라를 함께 활용하고 있다. 아밀로이드 PET 정밀 진단, 정기 MRI 안전 모니터링, 정맥주사 투약 환경을 같은 관리 체계 안에서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진료에는 신경과 양동원·윤보라·이혁제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이창욱·강동우·변기환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두 진료과는 환자별 질환 단계와 바이오마커 상태를 평가해 치료 적합성을 검토한다.
연구 성과도 병행되고 있다. 신경과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신약 치료를 앞둔 환자와 보호자의 인식 구조를 분석하고 맞춤형 소통 지표를 제시한 연구로 학회 수상 성과를 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바이오마커, APOE 유전요인, 치매 진행 예측 모델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항체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도 주요 연구 분야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전문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검토하며 항체치료 대상 환자를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며 “초기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량이 적은 조기 환자일수록 단백질이 빠르게 제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와 정밀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보다 이른 시점에 치료 대상자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며 “퇴행성 뇌질환 분야의 진료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강동우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아밀로이드 면역치료제 도입은 알츠하이머병 진료가 증상 중심 치료에서 질병의 병리를 표적하는 치료로 전환되는 변화”라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별 질환 단계와 바이오마커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치료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200례 달성은 새로운 면역치료제를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하며 축적한 경험의 결과”라며 “정밀진단 기술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별 치료 전략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