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민영 기자] 강백호의 대기록이 비에 씻겨 내려갔다. 한화 이글스 강백호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시즌 20호 홈런과 80타점 고지를 동시에 밟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는 4회초를 앞두고 우천 중단됐고,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강백호의 홈런도, 타점도, 한화의 7-0 리드도 모두 공식 기록에서 사라졌다.
경기 초반 흐름은 완벽하게 한화 쪽이었다. 1회말 최인호의 안타와 요나단 페라자, 문현빈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타석에는 4번 지명타자 강백호가 섰다. 강백호는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한화는 이후 허인서와 김태연의 연속 적시타, 이도윤의 2타점 적시타까지 묶어 1회에만 5점을 뽑았다.
강백호의 한 방은 2회말에 나왔다. 2사 2루에서 KT 선발 맷 사우어를 상대한 강백호는 포크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20호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점수는 7-0까지 벌어졌고, 강백호는 이날만 3타점을 추가하며 80타점 고지도 밟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날씨가 모든 것을 바꿨다. 3회말 한화 공격이 끝난 뒤 대전 구장에는 굵은 비가 쏟아졌다. 심판진은 4회초 시작 직전 경기를 중단했고, 방수포가 그라운드를 덮었다. 1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경기 재개는 어려웠다.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노게임의 무게는 한화와 강백호 모두에게 컸다. 한화는 최근 좋은 흐름 속에 4연승을 노리고 있었고, 경기 초반 이미 크게 앞서 있었다. 강백호도 전반기가 끝나기 전 20홈런과 80타점에 도달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그러나 야구 기록은 5회를 지나야 완성된다. 이날 대전의 기록지는 끝내 닫히지 못했다.
그래도 강백호의 타격감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공식 기록은 무효가 됐지만, 그가 KT 마운드를 상대로 초반부터 타점을 만들고 담장을 넘긴 장면은 분명했다. 한화가 후반기 싸움에서 강백호에게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는 숫자를 지웠지만, 강백호의 방망이가 다시 뜨겁다는 사실까지 지우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