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유럽연합이 새 철강 수입조치를 시행하면서 한국 철강업계의 대EU 수출 환경이 달라졌다. 무관세 수입 물량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쿼터를 넘는 물량에는 50% 관세가 붙는다. 정부와 철강업계는 확보한 한국 전용 쿼터를 실제 수출로 연결하기 위한 대응에 들어갔다.
산업통상부는 13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찾아 EU 신철강 조치 시행 이후 대EU 철강 수출 여건과 업계 애로사항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 간담회는 정부가 EU와의 협상을 통해 확보한 철강 쿼터를 국내 업계가 실제 수출 확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운영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업부와 업계는 이날 EU 신철강 조치의 세부 운영 방식, 한국 전용 국가쿼터와 공용쿼터 활용 방안, 품목별 대EU 수출 여건, 현장 애로사항 등을 논의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의 철강 수입규제 움직임과 EU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 등 철강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통상 현안도 함께 다뤘다.
EU는 지난 8년간 철강 30개 품목에 적용해 온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해 이달 1일부터 신철강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새 조치에 따라 쿼터 초과 물량에 적용되는 관세는 50%로 올라갔다. 연간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총 쿼터 물량은 기존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줄었다. 감소 폭은 약 46%다.
EU 전체 무관세 물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한국은 전용 국가쿼터 207만3000톤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세이프가드 8차년도 한국 국가쿼터 258만톤보다 19.7% 감소한 수준이다.
정부는 EU 전체 무관세 물량이 약 46%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한국산 철강의 EU 시장 접근 기반을 상당 부분 유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전용 국가쿼터 외에도 국가 간 선착순 경쟁 방식의 공용쿼터를 통해 최대 173만6000톤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공용쿼터는 여러 국가가 경쟁하는 구조라 실제 활용 여부가 불확실하다. 품목별 수출 전략과 통관 시점 관리, 현지 수요 파악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판단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국가쿼터와 공용쿼터의 효과적 활용 방안, 품목별 수출 전략, 통관 절차, 현지 수요 변화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EU 신철강 조치 시행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정부 지원 필요 사항도 공유했다.
철강업계는 주요국의 수입규제 강화와 CBAM 등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정부와 업계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EU 신철강 조치 시행으로 수출 환경이 크게 변화한 만큼,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확보한 쿼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EU 신철강 조치의 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주요국의 철강 수입규제와 EU CBAM 등 통상환경 변화에도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필요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앞으로 EU 신철강 조치 운영 동향을 계속 점검하고, 철강업계와 협의해 확보된 쿼터가 실제 수출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의 철강 수입규제와 CBAM 등 통상 현안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