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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실 개인전 리듬의 풍경: 몸의 기억, 나의 온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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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실 개인전 리듬의 풍경: 몸의 기억, 나의 온도 개최

이강율 기자

기사입력 : 2026-08-14 13:56

스쳐간 풍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색이 되고, 리듬이 되어 몸 안에 남는다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리듬의풍경_장지채색,석채,금광석, 24K_72.7x60.6cm_2026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리듬의풍경_장지채색,석채,금광석, 24K_72.7x60.6cm_2026
[더파워 이강율 기자] 갤러리 자인제노는 8월 1일부터 15일까지 유진실 개인전 《리듬의 풍경: 몸의 기억, 나의 온도》를 개최한다.

유진실이 그리는 풍경은 우리가 눈앞에서 바라보는 실제 풍경과 조금 다르다. 작가는 어떤 장소를 정확하게 재현하기보다 그곳을 지나며 몸으로 느꼈던 바람과 온도, 빛과 소리, 순간의 감정이 기억 속에 남긴 흔적을 화면으로 불러낸다. 따라서 그의 풍경은 특정 장소에 대한 기록이라기보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감각의 풍경에 가깝다.

이번 작품들에는 나무와 풀, 꽃과 물, 건축물과 의자 같은 일상적인 대상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러나 원근법이나 현실적인 비례는 과감하게 벗어난다. 나무는 실제보다 커지거나 작아지고, 건물과 정원은 겹쳐지며, 의자는 낯선 공간에 홀로 놓인다. 붉고 흰 체커보드와 물결치는 선, 반복되는 줄무늬는 공간을 분할하면서 동시에 화면 전체를 움직이게 한다. 현실에서 보았던 여러 장면이 기억 속에서 겹쳐지고 변형되어 하나의 새로운 풍경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특히 분홍, 민트, 하늘색, 초록, 노랑 등 선명하면서도 감각적인 색채는 유진실의 작업을 이루는 중요한 언어다. 장지 위에 채색과 석채, 금광석 등을 사용한 화면에는 물질적인 질감이 살아 있고, 반복되는 선과 색면은 잔잔한 진동과 파동처럼 이어진다. 작품 속 풍경이 정지된 장면임에도 계속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작가는 이를 ‘리듬의 풍경’이라 부른다. 우리가 어떤 풍경을 기억할 때 그곳의 나무 한 그루나 건물의 정확한 형태만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스쳐 지나간 바람, 흔들리는 잎, 물의 움직임, 빛의 변화와 그 순간 자신이 느꼈던 감정까지 함께 기억한다. 작가에게 이러한 기억은 눈으로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겨지는 하나의 ‘잔상’이다.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빈 의자 역시 흥미롭다. 사람이 없는 의자는 누군가가 머물렀거나 앞으로 머물 수 있는 자리를 암시한다. 그것은 풍경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자리이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과 기억이 잠시 머무는 장소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면 화면 곳곳에서 자라나는 나무와 식물, 흐르는 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되는 생명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유진실의 풍경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그 순간 무엇을 느꼈는가’이다. 실제 풍경은 지나가고 사라지지만 그 순간의 진동과 온도는 몸 안에 남는다. 작가는 그 기억을 다시 꺼내 현실과 상상, 자연과 도시,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겹쳐놓는다.

《리듬의 풍경: 몸의 기억, 나의 온도》는 그렇게 스쳐 지나간 순간들이 우리 안에서 어떻게 색채가 되고, 선이 되고, 하나의 리듬으로 다시 살아나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다. 풍경은 사라져도 그때의 온도는 남는다. 그리고 그 온도가 다시 한 사람의 풍경이 된다.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리듬의풍경_ 장지채색, 석채, 금광석_40.9x31.8cm_2026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리듬의풍경_ 장지채색, 석채, 금광석_40.9x31.8cm_2026


이강율 더파워 기자 adamleeky@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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