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JW중외제약이 신약개발에서 하나씩 결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가장 앞서 있는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가 다국가 임상 3상에서 주력 개발 용량의 목표를 충족했고, 비만 치료제는 국내 3상을 준비하고 있다. 탈모 치료제도 첫 인체시험 단계에 올라섰다.
JW중외제약은 한국과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 52개 기관에서 통풍 환자 612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핵심은 에파미뉴라드가 기존 치료제인 페북소스타트와 비교해 혈중 요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주력 개발 용량인 6㎎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주 연구기간 마지막 세 차례 측정에서 혈청 요산 농도를 6㎎/dL 미만으로 낮춘 환자 비율은 에파미뉴라드 6㎎군이 50.0%, 페북소스타트 40㎎군이 38.3%였다. 두 군 간 반응률 차이는 12.0%포인트로 사전에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으며 통계적 우월성까지 확인됐다.
안전성에서도 두 치료군 사이 뚜렷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기간 중 이상사례와 약물이상반응, 중대한 이상사례 발생률은 두 군에서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주 연구기간 중 약물과 관련한 사망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모든 용량이 같은 결과를 낸 것은 아니다. 에파미뉴라드 9㎎군의 목표 혈청 요산 달성률은 59.6%, 페북소스타트 80㎎군은 63.3%로 9㎎에서는 1차 평가변수인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JW중외제약은 추가 분석을 진행하는 한편 우월성을 확인한 6㎎을 중심으로 허가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에파미뉴라드는 이미 허가 준비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허가·심사 혁신 방안’ 시범운영 과제로 선정됐으며 JW중외제약은 지난 7월 두 차례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를 진행했다. 회사는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2027년 국내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풍 치료제가 허가를 향해 가는 사이 비만 치료제도 후기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14일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후보물질 ‘보팡글루타이드(Bofanglutide)’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지난 4월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로부터 국내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국내 임상 3상은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52주 시점의 체중변화율과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 등을 위약과 비교해 평가한다. 보팡글루타이드는 현재 주 1회 투여가 주류인 GLP-1 계열 치료제와 달리 2주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중국 임상 3상 ‘GRADUAL-1’에서는 52주 투여 후 24㎎군에서 15.12%, 48㎎군에서 18.54%의 기저치 대비 체중 감소 결과가 확인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별도의 임상 3상을 통해 한국 환자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초기 임상에서는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JW0061’이 뒤를 잇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월 식약처로부터 JW006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국인과 코카시안 건강한 성인 104명을 대상으로 두피에 직접 도포해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한다.
JW0061은 모낭 줄기세포에 발현되는 GFRA1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 GFRA1에 직접 작용해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하고 모낭 생성과 모발 성장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남성호르몬 억제나 혈관 확장에 기반한 기존 치료제와 다른 기전을 겨냥한다. 회사는 계열 내 최초 신약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전임상에서는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에 JW0061을 처리했을 때 5일째 모낭 수가 표준치료제보다 7.2배 많았고, 안드로겐성 탈모 동물모델에서는 고용량군의 모발 성장 효과가 표준치료제 대비 최대 39% 개선됐다. 다만 이는 전임상 데이터인 만큼 실제 환자에서의 치료 효과는 향후 임상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JW중외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이제 개발 단계별로 층을 만들고 있다. 에파미뉴라드는 3상을 마치고 허가를 준비하고, 보팡글루타이드는 국내 3상 진입을 노린다. JW0061은 첫 인체시험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올해 JW중외제약 R&D의 변화는 후보물질 숫자가 늘었다는 데 있지 않다. 오랫동안 투자해온 자체 신약에서 후기 임상 성과가 나왔고 그 뒤를 새로운 후기·초기 임상 후보가 잇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연간 1000억원을 넘어선 R&D 투자가 임상 결과와 허가 가능성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2026년은 JW중외제약 신약개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