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국토위성 3·4호 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차세대 국토관측 위성 개발이 본격화된다. 정부는 총 3129억원을 투입해 3호를 2030년, 4호를 2031년에 각각 발사하고 국토위성 1·2호보다 관측폭과 해상도, 촬영방식 등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4일 국토위성 3·4호 개발사업이 지난달 26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사업기간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이며 올해 말까지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 본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토위성 3·4호는 현재 운용 중인 1호와 시험운영 중인 2호의 임무 종료에 대비해 국토 모니터링을 지속하기 위한 후속 위성이다. 국토위성은 국토관리와 재난 대응, 국가공간정보 구축 등 공공수요를 위해 운용되는 위성으로 1호는 2021년 3월 발사됐고 2호는 올해 5월 발사됐다.
이번 예타에서는 국토위성의 실제 활용실적을 토대로 경제성이 인정됐다. 국토위성 1호의 활용성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3·4호 개발사업의 경제적 편익은 불변가치 기준 약 4710억원으로 평가됐으며 비용 대비 편익(B/C)은 1.11로 나타났다.
국토위성 1호는 2021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국토 변화와 시설 관리, 농·산림 관리, 재난 대응, 공간정보 구축 등에 활용되고 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에 제공하거나 국민에게 서비스한 위성영상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60만건에 달한다.
국토부는 이번 경제성 분석이 국토위성의 실제 활용성과를 경제적 편익으로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후속 위성 개발 필요성을 넘어 국토위성이 국가 행정과 국민 생활에 필요한 데이터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경제성 평가에 반영된 셈이다.
개발 방식도 바뀐다. 국토위성 1·2호는 국가 주도의 연구개발(R&D) 방식으로 개발됐지만 3·4호는 공공위성 사업 가운데 처음으로 민간 조달 방식을 적용한다.
정부가 위성에 필요한 임무와 성능을 제시하면 민간기업이 직접 위성을 개발·제작해 납품하는 구조다. 정부는 민간의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활용해 필요한 위성을 적기에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이 위성 개발·납품 경험을 쌓아 해외시장 진출 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위성 3·4호의 성능도 1·2호보다 높아진다. 임무수명은 기존 4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늘어나고 촬영 방식에는 기존 Spot·Strip 모드에 Stereo 모드가 추가된다.
관측폭은 임무고도에 따라 12㎞ 이상 또는 18㎞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토위성 1·2호의 관측폭은 12㎞다.
공간해상도는 500㎞ 고도로 운용할 경우 흑백(PAN) 0.3m 이하, 다중분광(MS) 1.2m 이하를 목표로 한다. 833㎞ 고도에서는 흑백 0.5m 이하, 다중분광 2.0m 이하 수준이다. 최종 임무고도는 기술 수준과 수요 등을 고려해 500~833㎞ 범위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고도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공간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높은 고도에서는 더 넓은 지역을 관측하는 데 유리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제 임무 수요와 기술 수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상도와 관측폭, 재방문 주기 등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국토위성 영상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현재 국토위성은 국토 3차원 공간정보 구축과 해외 검정점 촬영을 비롯해 산불 등 재난·재해 대응, 농경지 면적 및 생산량 산출, 산림 변화 관측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해양시설물과 해안선 변화 관리, 국유지 불법 점유 현황 파악, 건설현장과 공사진행 상황 확인에도 위성영상이 사용된다. 도시 변화 탐지와 위성영상 분석기술 개발, 해외 재난지역 영상 지원 등 국제협력에도 활용된다.
특히 재난이 발생하면 넓은 지역을 빠르게 관측할 수 있다는 위성의 특성을 활용해 산불 피해지역이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국토관리 분야에서는 시간대별 영상을 비교해 토지 이용 변화와 건설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5월 발사된 국토위성 2호는 현재 위성 기능점검과 영상 검보정 등 시험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검보정은 원시영상의 위치·기하·방사 오차 등을 보정해 설계 성능에 맞는 영상 품질을 확보하는 작업이다.
시험운영 과정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도 지상관측 성능이 확인됐다. 지난 6월 9일 촬영한 독도 영상에서는 헬기 이착륙장과 부두에 정박한 선박을 식별할 수 있었고, 하루 전 촬영한 베트남 하노이 영상에서는 스타레이크 시티 복합단지 개발 현황이 포착됐다. 국토위성 2호는 시험운영을 마친 뒤 올해 말부터 1호와 함께 본격적인 대국민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원대 국토지리정보원장은 “국토위성 3·4호 개발사업 예타 통과는 국토위성이 국가 행정과 대국민 서비스에 필요한 국가 핵심 인프라이자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이라는 점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특히 실제 국토위성 1호의 활용 실적을 바탕으로 경제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위성 3·4호는 민간 기업이 가진 우수한 위성 개발 역량을 공공분야에 적극 활용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고품질 위성영상과 공간정보 서비스를 확대하고 국내 위성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