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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인쇄용지 입찰 담합…제지 6개사에 과징금 3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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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인쇄용지 입찰 담합…제지 6개사에 과징금 30억원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09 13:44

2021년 6월~2024년 11월 6건 입찰서 낙찰예정자·들러리·가격 사전 합의
담합기간 평균 낙찰률 96.2%…비담합 기간 87.6%보다 크게 높아
무림에스피·무림페이퍼·무림피앤피·한솔·한국·홍원제지 제재
한솔제지·한국제지는 검찰 고발…공정위 “제지산업 담합 감시 강화”

농민신문 인쇄용지 입찰 담합…제지 6개사에 과징금 30억원
[더파워 한승호 기자] 농민신문사가 발주한 인쇄용지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들러리, 입찰가격을 미리 정한 제지업체 6곳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이들 업체는 약 3년5개월 동안 6건의 입찰에서 담합해 평균 96%가 넘는 높은 낙찰률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9일 무림에스피와 무림페이퍼, 무림피앤피, 한솔제지, 한국제지, 홍원제지 등 6개 인쇄용지 제조·판매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총 30억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한솔제지와 한국제지 등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2021년 6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농민신문사가 발주한 연말간행물과 정기간행물용 인쇄용지 입찰 6건에 참여하면서 낙찰예정자와 들러리 업체, 입찰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했다.

농민신문사는 매년 달력과 가계부 등 연말간행물과 월간지·팸플릿 등 정기간행물 제작에 필요한 인쇄용지를 입찰을 통해 구매해왔다.

입찰은 일정한 사업실적과 생산·공급능력을 갖춘 업체 가운데 예정가격 이하 최저가격을 써낸 사업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제한경쟁·최저가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제 참여 가능한 업체는 사실상 이번에 적발된 제지사들로 한정돼 있었다.

제지사들이 담합에 나선 배경에는 인쇄용지 시장의 수요 감소와 원가 상승이 있었다.

디지털 전환이 확산하면서 인쇄용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해진 가운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제조원가까지 오르자 제지사들은 경쟁을 피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담합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들 6개사가 2021년 2월께부터 인쇄용지 가격담합을 시작했고 이를 유지·강화하는 과정에서 농민신문사 입찰에서도 담합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식은 입찰 전 모임이나 전화 연락을 통해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을 미리 정하고 나머지 업체가 더 높은 가격을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첫 번째인 2022년형 연말간행물 인쇄용지 입찰에서는 합의대로 한솔제지가 37억2175만원가량에 낙찰받았다. 낙찰률은 99.08%였다.

두 번째 2023년형 연말간행물 입찰에서는 애초 낙찰예정자였던 한솔제지가 입찰참가자격 제한으로 참여하지 못하면서 들러리로 정해졌던 무림페이퍼와 무림피앤피가 약 42억4213만원에 낙찰받았다. 낙찰률은 99.38%였다.

2023년도 간행물 인쇄용지 구매 입찰에서는 무림페이퍼와 무림피앤피가 약 21억6800만원에 낙찰받았고 낙찰률은 91.93%였다.

2024년형 연말간행물 입찰에서도 두 업체가 약 41억284만원에 낙찰받아 93.80%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2025년형 연말간행물 입찰에서는 애초 낙찰예정자였던 한국제지가 제출서류 미비로 탈락하면서 무림페이퍼와 무림피앤피가 약 41억204만원에 낙찰받았다. 낙찰률은 97.52%였다.

마지막 2025년도 간행물 입찰에서는 무림에스피와 무림페이퍼, 무림피앤피가 약 21억3635만원에 낙찰받았고 낙찰률은 95.70%였다.

담합 효과는 낙찰률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담합기간 6건의 평균 낙찰률은 약 96.2%로, 담합이 없었던 2018~2020년 평균 낙찰률 87.6%보다 8.6%포인트 높았다.

공정위는 제지사들이 저가 수주를 막고 높은 낙찰가격을 유지하면서 입찰 참여자 간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최고 낙찰률은 약 99.4%에 달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업자들은 국내 인쇄용지 시장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국내 제조·판매 매출액 기준 한솔제지의 시장점유율은 41.79%, 한국제지는 16.90%, 무림피앤피 16.25%, 무림페이퍼 15.06%, 무림에스피 3.82%, 홍원제지 3.72%였다.

6개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국내 제조·판매 기준 약 97.5%에 이른다. 다만 전체 시장에서 수입 인쇄용지가 약 15%를 차지한다는 점을 반영하면 이들 6개사의 실제 시장점유율은 약 81% 수준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무림피앤피가 9억4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무림페이퍼는 5억7300만원, 한솔제지 5억5600만원, 한국제지 5억1500만원, 홍원제지 3억5800만원, 무림에스피 5900만원을 각각 부과받았다. 전체 과징금은 30억900만원이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한솔제지와 한국제지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최종 과징금액은 향후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같은 사업자들의 인쇄용지 가격담합을 제재한 데 이어 개별 입찰 과정에서 이뤄진 담합까지 추가로 적발한 사례다. 가격 자체를 공동으로 조정한 데 이어 특정 발주처의 입찰에서도 낙찰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경쟁을 제한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해당 입찰시장에서 담합 관행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제지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법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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