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예술 여정 응축한 ‘관조’ 시리즈 첫 공개
기억·시간·자연을 잇는 철학적 회화 세계 선보여
▲사진제공=갤러리 무모
[더파워 이강율 기자] 갤러리 무모가 중견 작가 이희춘의 신작 시리즈를 조명하는 개인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40여 년간 이어온 예술적 탐구의 결실을 담은 자리로, 기억과 시간,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화폭에 담아내며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갤러리 무모(대표 이종)는 ‘Future Artist with MUMO’ 아홉 번째 기획전으로 이희춘 작가의 개인전 **‘관조(觀照),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오는 10월 3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희춘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관조(Contemplation)’ 연작이 처음 공개된다. 해당 시리즈는 프랑스 문학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들로, 인간의 기억과 시간, 그리고 예술이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탐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사용했던 문구류와 만화 캐릭터, 추억이 깃든 자연 풍경과 계절의 감각 등을 작품의 주요 모티프로 활용했다. 잊혀졌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시점으로 불러내며, 화면 속에 중첩된 색채와 문자, 다양한 흔적들을 통해 기억의 층위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사진제공=갤러리 무모
특히 이번 작품들은 단순히 과거의 사물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기억 속 장면과 감정을 현재적 경험으로 다시 구성하면서 시간의 흐름 자체를 회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희춘 작가에게 회화는 과거를 붙잡아 두는 행위가 아니라 현재 속에서 기억을 새롭게 되살리는 과정이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 ‘관조’ 역시 지난 40년간 예술가로 살아온 자신의 삶과 기억을 되돌아보는 내면의 여정을 담고 있다.
또한 예술이 인간과 자연, 생명과 환경 사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공존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자연과 생명, 기억의 흔적들이 교차하는 지점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회화가 지닌 서정성과 철학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작가 개인의 유년기 기억과 가족에 대한 정서가 깊이 스며든 연작들이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회한과 그리움이 작품 곳곳에 담겨 있으며, 어린 시절의 고요하고 따뜻했던 순간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다시 바라본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유년기의 단편적인 기억들은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재구성된다. 과거의 사소한 순간들은 화면 위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며,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풍부한 붓질과 깊이 있는 색채는 작품 속 자연과 생명의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구현한다. 화면 위를 채우는 다양한 형상들은 시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들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진제공=갤러리 무모
갤러리 측은 “잃어버린 시간은 단순히 과거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 속에서 새롭게 발견된다”며 “이번 전시는 기억이 현재와 만나는 순간, 그리고 감각이 기억을 깨우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희춘 작가는 원광대학교에서 조형미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중국과 미국, 홍콩 등에서 열린 국제전에 참가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44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프랑스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베이징 아트페어, 중국 선전 수묵비엔날레, 뉴욕 아트엑스포, KIAF, 아트부산, 아트광주, 독일 쾰른 ART.FAIR21, 싱가포르 AAF 등 국내외 주요 미술 행사에 참여하며 작품세계를 넓혀 왔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중국 관산월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원광대학교미술관, 캐나다 퀘벡대학교, 뉴욕 IBM, 전주시립도서관, 전북인재육성재단, 전주지방법원 등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 소장돼 있다.
이번 개인전은 40년 예술 인생을 관통해 온 작가의 기억과 사유, 그리고 예술적 성찰이 응축된 자리로, 관람객들에게 잊고 지냈던 시간과 감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