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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일회성 지원 넘어 금융시스템 개편 과제로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17 15:41

금융위, 현장 대토론회 개최…신용평가·금융회사 인센티브·채무조정 등 논의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간담회/연합뉴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간담회/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포용금융을 일회성 민생 지원이 아니라 금융시스템 전반의 구조개혁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저신용자와 금융이력 부족자, 일시적 연체 경험자 등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를 줄이고, 재기 가능성을 반영하는 금융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포용금융을 개별 정책상품 확대나 단기 민생대책 차원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과제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신용정보원,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두 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금융의 공적 역할 재정립과 서민금융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금융산업을 포용적으로 다시 설계하기 위한 과제가 다뤄졌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는 학계와 연구기관뿐 아니라 현장에서 서민금융, 채무조정, 개인회생·파산, 금융복지 상담을 맡아온 전문가들도 참여했다. 금융위는 기존의 관행적 자문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 수요자의 체감과 현장의 문제의식을 논의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포용금융은 일회성 민생대책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구조개혁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왜 국민들이 제도권 금융의 문턱 앞에서 돌아서게 되는지, 왜 한 번의 연체가 장기연체로 이어지는지 그 구조 자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용금융이 금융의 원칙을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위험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 가능성을 더 정교하게 평가하고, 문제가 커지기 전에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좋은 리스크 관리라는 설명이다.

첫 번째 세션에서 임수강 전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부회장은 금융기관이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주체이면서도 사회 전체의 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짚었다. 금융산업의 상업성과 공공성이 균형 있게 작동하도록 제도적 유인과 공적 규율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금융이력이 부족한 청년층, 일시적 실업자, 저소득층 등 회복 가능성이 있음에도 정량 기준만으로 배제되는 계층이 늘 경우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서민금융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안정적 재원 기반 마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금융산업 구조 자체를 포용적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국내 금융이 부동산 담보와 고신용자 중심의 리스크 회피 구조로 굳어지면서 중소벤처기업과 저소득층의 금융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포용금융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중·저신용 차주 중심의 높은 연체율을 들었다. 그는 포용금융의 양적 확대와 금리 부담 완화, 대안신용평가 강화를 결합해 비우량 고객을 우량 고객으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신용평가 체계 개선 필요성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기존 금융시스템이 보지 못한 ‘좋은 차주’를 찾아내기 위해 과거 금융이력뿐 아니라 현재 행태와 미래 상환능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금융위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논의과제에 반영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총괄, 정책서민, 금융산업, 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로 운영된다.

각 분과는 6월 중 첫 회의를 열어 논의과제와 운영 방향,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검토가 끝나는 과제는 현재 운영 중인 포용금융 대전환 회의에 올려 정책화한다.

금융위는 과제 발굴부터 대안 마련, 제도개선까지 논의 과정을 공개해 국민과 시장이 함께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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