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경찰이 사이버성폭력 집중단속을 통해 6개월간 1500명 넘는 피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진행 중인 사이버성폭력범죄 집중단속 중간 결과, 1446건을 적발하고 87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단속 기간 성착취물과 불법성영상물 유통망 제작·운영, 유포, 구매·소지·시청 등 사이버성폭력 범죄 1446건을 적발하고 1506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87명은 구속됐다.
범죄수익 차단 조치도 함께 이뤄졌다. 경찰은 약 5억원 상당을 압수하거나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으며, 앞으로도 범죄 수익 추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상반기 단속의 핵심 대상은 해외 서버 기반 불법사이트와 해외 SNS 플랫폼을 활용한 성착취물 유포 범죄였다. 해외 서버를 이용한 경우 운영자 추적이 어렵고 삭제·차단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경찰은 시도청 전담수사팀을 주요 불법사이트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구체적인 검거 사례도 공개됐다. 경찰은 영리 목적으로 8개의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 등 12만건의 영상물을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광고 수익 약 10억원을 챙긴 혐의의 피의자 2명을 검거해 구속했다.
또 유료 회원제 방식으로 불법촬영물 등 성착취물을 게시한 해외 도피 피의자 2명을 검거했고, 텔레그램 비공개 채널을 통해 성착취물과 신상정보 등을 의뢰받아 유포한 이른바 ‘박제방’ 운영자 3명도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
인공지능을 악용한 신종 범죄도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학생들의 사진을 이용해 성적 허위영상물을 만들고, 수사기관을 사칭해 금품을 요구한 범행을 총괄한 피의자는 국제공조를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검거됐다.
위장수사 활용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개정 성폭력처벌법 시행으로 위장수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아동·청소년 피해자뿐 아니라 성인 피해자 대상 범죄에도 위장수사가 활용됐다. 단속기간 중 위장수사는 377건 실시됐고, 이를 통해 181명이 검거됐으며 17명이 구속됐다.
피해자 보호 조치도 확대됐다. 경찰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단속 기간 3만7687건의 피해영상물 삭제·차단 요청 및 피해자 연계를 실시했다.
해외 플랫폼을 상대로 한 공조도 강화된다. 미국에서 비동의 성적영상물 삭제 절차와 플랫폼 삭제 의무를 제도화한 ‘테이크 잇 다운 법안’이 지난 5월 19일부터 시행되면서, 경찰은 수사 중인 사이트의 호스팅 업체 등을 대상으로 피해영상물 삭제 요청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임시저장서버인 CDN 사업자에게 불법정보 유통 방지 의무가 부과됐다. CDN은 콘텐츠를 여러 서버에 분산 저장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그동안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이 차단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찰은 관련 제도 변화가 성착취 영상물 차단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위영상물, 이른바 딥페이크 범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관련 처벌 규정 강화와 집중단속 영향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는 처벌되는 중대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분석했다.
다만 경찰은 딥페이크 범죄가 단순 영상 합성을 넘어 고도화된 AI 기술, 피싱, 개인정보 유포 등 다른 범죄와 결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집중단속 체계도 계속 추진한다.
피의자 연령대는 10대가 4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 31.2%, 30대 14.4%, 40대 4.7%, 50대 이상 2.7% 순이었다. 디지털 매체 접근성이 높은 10대와 20대 비중이 높게 나타난 만큼,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을 중심으로 예방 교육과 청소년 대상 온라인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추적 회피 수법도 고도화되고 있으나, 적극적인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며 “관계기관과 협업해 플랫폼의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실효적 조치를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